사회손구민
검찰이 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과 관련해, 로비스트 김인섭 씨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비선 실세′이자 ′비제도적 최측근′이라고 규정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대표에 대한 142쪽 분량의 사전 구속영장에서, 검찰은 김씨가 2006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를 도운 이래 ″각종 사업에 대한 인허가뿐 아니라 성남시 공무원의 인사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비선실세′로 통했다″고 적시했습니다.
이어, ″성남시 공무원들이 이른바 눈도장을 찍기 위해 김 씨가 운영하는 식당을 수시로 이용했다″면서, ″김 씨 장모의 장례식에 정진상, 유동규 등 핵심 측근 및 공무원 55명이 부의금을 내고, 또 김씨 장녀 결혼식에 이 대표 등 70명이 축의금을 냈다″고 적었습니다.
검찰은 ″이재명의 제도권 최측근은 정진상이고 비제도권 최측근은 김인섭″이라고 한 또 다른 알선업자 김모씨의 진술도 제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백현동 옛 한국식품개발연구원 부지 개발 당시, 민간개발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배제된 배경에도 김씨와의 이 대표 측의 특수 관계가 작용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입니다.
구속 영장엔,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백현동 사업은 인섭이 형님이 진행하는 사업이니 신경을 쓰라″라는 말을 이재명 대표로부터 들었다는 진술도 담겼습니다.
공사가 배제된 이유를 이 대표에게 묻자 ″진상이가 이야기 안 했냐, 인섭이 형님이 다 이야기돼 그렇게 결정했는데 못 들었냐″고 반문까지 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백현동 개발 사업을 독차지한 민간업자는 1천3백억대 수익을 거둔 반면,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사업 배제로 2백억 원 손해를 봤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특히 ″판교 인근 노른자위 땅에 용적률 4백%의 준주거지역으로 대단지 아파트를 조성할 경우 막대한 개발이익이 발생한다는 점은 일반인도 쉽게 알 수 있다″며 이 대표의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그러면서 ″선거 브로커인 김인섭과 형성된 유착관계를 이용해 정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불법적 공생 관계를 유지하며 범죄를 품앗이한 ′권력형 지역 토착비리″라고 이번 사건의 성격을 규정했습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검찰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배제한 이유로 ″각종 영향 평가 결과에 따라 경제성 변동폭이 큰 점을 고려해 검토한 뒤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용도변경은 민간업자 로비 때문이 아니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지시와 국토교통부, 한국식품연구원의 요구 때문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