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단원고 2학년 1반 수진아빠 김종규입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일말의 희망을 이렇게 여지없이 산산이 부숴버리는 법원의 행태가 유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도 비통스럽고 분노를 느낍니다.
대한민국의 사법부는 국민을 지켜주지 않습니다.
오로지 가진 사람 권력이 있는 사람 기득권 세력의 편리만을 위한 사법부가 돼버렸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250명 우리 아이들을 포함한 304명의 국민이 단 한 명도 구조받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렇게 국민 304명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정작 출동한 해경 정장 한 명만 처벌받고 구조를 위해 출동한 해경을 통제하고 지시하는 지휘부는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강력한 권한에 따른 책임이 훨씬 더 큰 지휘부임에도 불구하고 구조하기 위해 현장 출동한 해경 정장은 죄가 있고 승객 구조의 모든 상황을 파악해서 통제하고 지시하고 지휘를 해야 하는 해경 지휘부는 죄가 없다는 1심과 2심 법원의 말도 안 되는 판결은 우리 유가족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304명의 국민이 죽었는데 구조의 모든 책임이 있는 해경 지휘부가 현장 상황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고 그래서 상황 판단을 할 수 없어서 적절한 지시를 내릴 수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죄가 없다는 궤변 같은 판결을 그 어느 누가 수긍할 수 있으며 도대체 어떤 잘못을 저질러야 죄가 있다는 것입니까?
도대체 몇 명이 죽어야 죄가 있다는 겁니까?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고 했지만 해경 지휘부한테는 평등하지 않고 아주 특별한 것 같습니다.
304명의 국민을 구조하지 않고 죽여도 죄가 없으니 말입니다.
오늘부로 대한민국 사법부는 죽었습니다.
존재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판결로 인한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줄 최후의 보루인 대법원까지도 납득할 수 없는 상식에 어긋나는 판결을 하는 현실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누가 지키며 국민은 누굴 믿어야 하는지 답답하고 매우 화가 납니다.
하지만 지금 현실이 이렇게 어렵고 고통스럽다 해도 우리 가족들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처벌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증거를 찾아내서 반드시 책임을 물어 끝까지 처벌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