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자 임명 없이 차관 대행체제로 운영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여가부 폐지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여가부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며 ″정부조직법 개정 이전이라도 행정부 차원의 확고한 의지 표명이 필요하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여가부 폐지를 골자로 한 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라며, ″야당의 반대로 지금까지 관철되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정부조직법은 여소야대 상황에서도 통과시켜주는 게 관례이기 때문에 집권 초기라면 폐지가 가능했다″며 이제 와서 다시 폐지를 거론하는 건 일관성도, 진정성도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여가부 폐지의 진정성이 없음에도 총선이 다가오자 다시 선거용 카드를 꺼낸 거라는 지적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는 ″R&D예산을 줄이면서도 여성가족부 예산은 늘리더니 갑자기 또 실질적 폐지 이야기를 한다″며 ″그 와중에 실무능력이 없는 부처에서 잼버리를 주관하다가 국제적 망신까지 샀다″고 꼬집었습니다.
여가부 폐지 반대 입장인 더불어민주당은 ″인구 위기의 시대에 가족정책과 학교 밖 청소년 등 아동청소년을 지원하는 컨트롤타워가 여가부″라며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후임 장관을 임명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최혜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2월 21일)]
″지난해 9월 잼버리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낸 장관을 5개월이나 방치하며 식물부처로 만들더니 이제는 아예 장관 없는 부처로 만들어 고사시키려고 합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여가부 장관 후보를 지명하십시오. 또한 대통령의 본분이 갈등이 아닌 통합의 정치에 있음을 명심하고 여가부 흔들기를 당장 멈추기 바랍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이던 지난 2022년 1월 SNS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 공약을 올렸고, 남녀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 속에도 지난 대선에서 2030 남성 표심을 얻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