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입장에서는 <b style=″font-family:none;″>조그마한 사고</b>가 있는데 그것이 불행하긴 하지만 지금 전 해병대 지휘관이 이제 법적인 문책을 받아야 된다는 거에 대해서는 국방장관이 의견을 가질 수는 있다. 정부는 그거를 사법적인 대상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blockquote>
지난해 여름, 실종자 수색 중 숨진 해병대 채 상병 사건을 이 관계자는 <b style=″font-family:none;″>″조그마한 사고″</b>라고 표현했습니다.
구명조끼도 없이 수색에 나섰다가 급류에 휩쓸렸던 군인이었고, 청년이었고, 그리고 부모에게는 소중한 아들이었습니다.
나라가 지켜주지 못한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을,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그저 <b style=″font-family:none;″>″조그마한 사고″</b>로 규정한 겁니다.
채 상병 죽음이 억울한 희생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건 진상 규명이 첫 번째입니다.
어디까지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누가 수사 결과에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러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에서 <b style=″font-family:none;″>″조그마한 사고″</b>라는 표현에는 진상 규명의 의지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채 상병의 죽음을 이렇게 인식하고 있으니, 채 상병 사건을 바라보는 대통령실 전반적인 시각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실제 대통령실은 지난 18일, 피의자 신분인 이 대사에 대해 ″검증 과정에서 고발 내용을 검토한 결과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고도 했습니다.
공수처가 고발 내용을 제공한 적도 없다고 한 만큼, 고발 내용을 대통령실이 어떻게 미리 확인한 것도 의문이지만, 대통령실이 사실상 결론까지 내린 걸로 판단됩니다.
대통령실로선 채 상병 사망 사건 자체가 <b style=″font-family:none;″>″조그마한 사고″</b>이다 보니, 이후 벌어진 수사 외압 의혹 역시 문제가 없다는 게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대통령실이 채 상병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또 다른 곳에서도 드러납니다.
지난 14일 대통령실이 이종섭 대사 도피 논란과 관련해 ′공수처-야당-좌파 언론이 결탁한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했던 날.
<blockquote style=″position:relative; margin:20px 0; padding:19px 29px; border:1px solid #e5e5e5; background:#f7f7f7; color:#222″>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사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blockquote>
이 관계자는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으로 작년 10월 장관직에서 물러난 만큼, 그에 대한 보답 형식으로 호주대사에 임명됐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지휘관 지시로 안전 장비 하나 없이 물에 들어가,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장병에 대해서는 <b style=″font-family:none;″>″조그마한 사고″.</b>
그 때문에 장관직에서 물러난 사람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
어쩌면 이 말들이 윤석열 정부가 채상병 사건과 이종섭 대사 의혹을 바라보는 인식을 설명해 주는 키워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는 중에도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관련자들은 줄줄이 영전했습니다.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은 국민의힘에서 총선 단수 공천을 받았습니다.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임기훈 전 안보실 국방비서관은 각각 육군 56사단장, 국방대 총장으로 한 단계씩 진급했습니다.
지난 1월, 채 상병과 함께 급류에 휩쓸렸다가 가까스로 구조되었던 생존 장병 어머니는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blockquote style=″position:relative; margin:20px 0; padding:19px 29px; border:1px solid #e5e5e5; background:#f7f7f7; color:#222″>″사고의 원인을 알고 싶습니다. 세상을 떠난 채 상병과 제 아들, 그리고 동료들에게 이 사건이 ‘너희 책임이 아니다’라는 말을 꼭 건네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려면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명백히 밝혀야만 합니다. 그게 평생 잊을 수 없는 끔찍한 기억을 안고 살아가야 할 아이들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채 상병을 위해 조금 더 먼저 산 어른들이 해야 할 몫이라 여겼습니다.″</blockqu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