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4-16 10:30 수정 | 2024-04-16 12:34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 참패로 끝난 총선 결과에 대해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데 모자랐다″고 평가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 용산 대통령실에서 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취임 이후 지난 2년 동안, 국민만 바라보며 국익을 위한 길을 걸어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총선 관련 입장을 육성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총선 참패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야당과의 구체적인 협치 언급은 없었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아무리 국정의 방향이 옳고 좋은 정책을 수없이 추진한다 해도 국민들께서 실제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정부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약 10분간 이어진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민심과 민생이란 단어를 총 14번 언급했으며 ″건전재정, 주택공급 확대, 자본시장 규제 개선, 수출 활성화, 첨단산업 육성 등 주요 정책 기조의 방향성은 맞다″면서도 ″다수 국민을 위한 배려가 모자랐다″고 주장했습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집을 소유하기 어려운 분들과 세입자들, 또 개발과 재건축으로 이주하셔야 하는 분들의 불안까지는 세밀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매도 금지와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기준 상향에 대해선 ″주식 시장에 접근하기도 어려운 서민들의 삶에 대한 배려가 미흡했다″고 말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는 수출 시장을 되살리고 경제를 일으켰다면서도 ″경제 회생의 온기를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확산시키는 데까지는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했습니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 역시 중소기업·소상공인과 다수 근로자들에게 효과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이러한 회생의 활력이 중소기업, 소상공인, 많은 근로자들에게까지 온전히 전달되는 데는 미흡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건전재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은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고 경제적 포퓰리즘은 정치적 집단주의와 전체주의와 상통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미래에 비춰보면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구조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면서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총선으로 중단된 민생토론회도 ″정책과 현장의 시차를 좁힐 수 있도록, 현장의 수요를 더 정확히 파악해서 맞춤형 정책 추진에 힘을 쏟겠다″면서 재개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야당과의 협치에 대해서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 책임을 다하면서 국회와도 긴밀하게 더욱 협력해야 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민생 안정을 위해 필요한 예산과 법안을 국회에 잘 설명하고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며 ″국무위원들께서는 이번 21대 국회가 종료되기 전까지 각 부처에서 추진하고 있는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윤 대통령은 ″10년이 지났지만,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상황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며 ″안타까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심심한 위로의 뜻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