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구나연

이재명 "김문기와 접촉했던 것 같지만 사람 기억력 한계 있어"

입력 | 2024-09-06 14:49   수정 | 2024-09-06 19:45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15년 해외 출장 당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와 낚시를 한 건 사실 같다고 인정하면서도 당시 김 씨를 인지하지는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 피고인 신문에서 이 대표는 김 씨와의 골프를 두고 ″기억의 혼란은 있는데 분명하지는 않지만 팩트 같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어 ″기억이 혼재하기는 하는데, 영화를 찍은 해변이라고 갔는데 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낚싯대를 빌려서 낚시를 한 것도 팩트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김 씨를 인지한 것은 아니며 골프와 낚시 기억이 재판 과정에서 형성된 것인지 언제 돌아온 기억인지 불명확하다고 했습니다.

검찰이 호주 출장 중 김 씨와 손을 맞잡고 나무 둘레를 재는 사진을 제시하자 ″사진 담당 공무원이 열흘 넘는 기간 동안 찍은 2천여 장 중 20여 장밖에 되지 않는다″며 ″시장 만날 기회가 거의 없어 저런 기회가 되면 사진을 찍으려 일부러 쭈뼛쭈뼛 다가온다″고 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금도 어느 출장을 누구하고 갔는지, 이런저런 레저 활동을 했는데도 당연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검사들을 향해 ″검사님들과 2년 가까이 보는데 죄송하지만 이름을 특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 ″객관적으로 접촉은 했던 것 같지만 사람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다″며 ″사람이 컴퓨터가 아닌데 접촉했다고 해서 전부 기억하는 것도 아니고 입력됐더라도 영구적으로 확고히 유지되지 않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이 해외 출장 중 골프를 치는 상황이 이례적인지 확인하는 질문을 여러 차례 했지만 ″정치적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는 질문″이라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또 정민용 변호사 등 참고인들이 2016년 1월 성남시장실에서 김문기 씨와 대장동 사업 현안을 대면보고했다고 진술한 데 대해서는 산하기관 팀장인 김 씨는 대면보고할 직급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그 자체가 허위 진술″이라고 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 당시인 2021년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중 김문기 씨에 대해 ″시장 재직 때 알지 못했다″고 허위 사실을 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지난해 3월 재판이 시작된 뒤 이재명 대표가 증인석에 앉아 직접 검찰 질문에 답한 건 오늘이 처음입니다.

애초 재판부는 오늘 피고인 신문을 마치고 20일 오후에 결심 공판을 열 계획이었는데, 신문이 길어지면서 혐의의 다른 축인 ′백현동 허위발언′ 부분을 묻지 못한 채 재판이 종료됐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20일 오후로 예정된 다음 재판을 오전으로 당겨 피고인 신문을 이어 진행한 뒤 오후에 예정대로 결심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통상 결심부터 선고까지 한 달가량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 안에는 선고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