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과거 정부에서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라 수난을 겪었던 일들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확보한 옛 문화부 우수도서 관련 자료를 보면 5·18을 다룬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2014년 3차 심사에서 탈락했습니다.
당시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한 관계자는 ″5·18, 북한, 개성공단, 마르크스, 정치인 등의 키워드가 있는 책 다수가 심사에서 탈락했다″며 ″특히 ′소년이 온다′는 책에 줄을 쳐가며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을 검사해, 사실상 사전 검열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한강 작가는 또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2016년 박영수 특검팀은 ″문화체육관광부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소설가 한강의 이름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강 작가는 ′소년이 온다′ 집필 당시 사회 분위기 때문에 이 소설이 제대로 알려질까 의구심이 있었다며 굉장히 암울했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한강 작가(2020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출처: 유튜브 문학동네]
″사실 이 소설을 쓸 때가 2013년에 대부분의 이 소설을 썼는데 그때는 굉장히 암울했죠. 이렇게 쓰고는 있지만 책이 나오면 신문에 기사 한 줄이라도 나올까 그런 생각도 들고 감히 꿈을 꿔 본다면 이 소설을 정말 젊은 세대 어린 학생들이 읽어서 뭔가 광주로 들어가는 관문이 될 수 있다면 아 너무 좋겠다 꿈같은 일이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면 얼마나 좋을까…″
또 다른 소설 <채식주의자>로 2016년 영국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던 한강 작가.
하지만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관례와 달리 축전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강 작가의 아버지이자 소설가 한승원 씨는 그때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축전 안 보내주기를 잘했다고 생각을 했다″며 ″딸은 박근혜 대통령의 축전을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고 영광스럽게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