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정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아버지이자 소설가인 한승원이 기자들과 만나 ″너무 갑작스러웠다. 당혹감이라고 할 수 있다″ 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한 작가는 오늘 오전 전남 장흥군에 있는 자신의 집필실인 해산토굴 앞에서 기자회견을 ″소감을 제대로 들으려면 잘못 찾아왔다. 나는 껍질이다. 알맹이(한강 작가)를 찾아가야지…″라면서도 어젯밤 수상 소식을 접한 직후 상황을 기자들에게 전했습니다.
한 작가는 딸에게 ″출판사 중 한 곳을 선택해 기자회견을 하라고 했는데 안 하기로 했다″면서 한강 작가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등 전쟁이 치열해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딸의 수상에 대해선 ″당혹감에 사로잡혔다. 즐겁다고 말할 수도 없고, 기쁘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고 했지만 딸의 작품들을 설명하며 치켜세웠습니다.
한 작가는 신춘문예 등단작인 ′붉은 닻′에 대해 ″제목·첫 문장부터 환상적인 아름다움의 세계를 그린다″고 평했고, 소년이 온다에 대해 ″시적이고 환상적인 세계를 다루고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해선 ″환상적인 리얼리즘 분위기로 끌고 간다″고 해석했습니다.
또 ″심사위원들이 아름다운 문장이라든지, 아름다운 세계를 포착했기 때문에 상을 줬다″며 ″그러니까 우리 강이한테 상을 준 것은 한림원 심사위원들이 제대로 사고를 친 것″이라 기쁨을 전했습니다.
딸에게 소설 쓰는 법을 따로 가르쳤느냐는 질문에 한 작가는 ″어릴 적 딸한테 방 하나를 따로 줬는데 한참 소설을 쓰다가 밖에 나와보면 딸이 안 보였다″며 ″어두컴컴한 구석에서 ′공상하고 있어요′라고 말하곤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작가 한강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시적인 감수성을 가진 좋은 젊은 소설가″로 정의했습니다.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는 1968년 등단해 ′아제아제 바라아제′ 소설집 ′새터말 사람들′ 등을 발표했으며, 딸인 한강 작가와 이상문학상을 2대에 걸쳐 수상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