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정길용,김은주

베트남.중국 국경마을 몽까이의 국경 교역[최명길]

입력 | 1992-07-26   수정 | 199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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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국 국경마을 몽까이의 국경 교역]

● 앵커: 베트남과 중국의 한 국경마을에서는 오늘도 교역의 가장 원초적 형태인 물물교환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경제의 한 단면을 읽게 해주는 그 현장을 MBC취재팀이 다녀왔습니다.

● 기자: 수도 하노이에서 중국 북경까지 가는 먼 길은 강을 세 번 건너고 바다를 가로지르는 17시간 길입니다.

2,000년 전부터 있어온 중국 간의 전쟁과 조공, 그리고 교역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폭이 2km인 큰 입을 열고 남 중국해를 바라보는 빡당강과 그 평야는 월남 땅에 부침했던 수많은 왕조와 중국 간의 끊임없는 전쟁의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지난 10세기 중국 원나라의 공격을 막아낸 베트남 군인들의 승리를 기념하는 벽화가 남아있습니다.

중국과 네덜란드, 일본과 프랑스로 이어진 이민족의 침략을 지켜봐온 황토빛 강물은 아열대의 장관을 병풍처럼 두르고 도도히 흐릅니다.

하론만의 비경을 옆에 끼고 달려 광린의 산악지대에 들어서면 중국 왕 씨 집안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마지막 강을 건너서 국경이 가까워 오면 지난 번 태풍으로 반 쯤 끊어진 도로, 또 쓸쓸함과 아름다움을 함께 품은 저녁 풍경을 만납니다.

국경도시 몽까이의 아침.

중국깡시의 동훙과 거룻배로 10분 거리인 국경무역의 나루터입니다.

새벽 5시 양쪽에 나루터가 열리면서 중국 장사꾼들이 물방개처럼 몰려옵니다.

하루 1,000명이 오가는 몽까이 나루터에는 농산물을 팔기위해 모여든 베트남 사람들로 붐빕니다.

● 베트남 상인: 게, 생선 같은 거들을 팔러 왔어요.

우리 쪽에 파는 것보다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 기자: 우리 돈 60원쯤의 배삭과 150원쯤의 입경료를 내고 베트남 땅을 밝은 중국 상인들의 전형적인 장사논리입니다.

● 중국 상인: 장사는 본래 팔고 살 물건이 있으면 하는 겁니다.

이 장사는 중국도 좋고 베트남도 좋은 겁니다.

● 기자: 옛 부터 개와 고양이 뱀을 즐겨먹던 베트남 사람들이 요즘 그런 것들을 구경하기 어려운 것은 돈을 벌 요양으로 모두 이처럼 내다 팔기 때문입니다.

그리곤 중국에서 자전거와 선풍기, 청량음료 등을 사 들입니다.

양국이 전쟁을 치르고 적대관계에 있던 80년대부터 시작된 이 물물교환 무역은 이제 한해 250억 원 규모로 커졌습니다.

자기 땅의 사람들과 거래하기 보다는 가까운 이웃나라와 장사하는 편이 낮아서 시작된 이 고대의 무역.

히리어는 국경을 넘고 있습니다.

(최명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