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예앵커: 정길용,김은주

기존과 다른 쌍동 형태의 거북선 그림 발견[황용구]

입력 | 1992-08-15   수정 | 199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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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과 다른 쌍동 형태의 거북선 그림 발견]

●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과거를 잊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민족은 언제나 역사를 앞서갔습니다.

오늘은 광복절 마흔 일곱 돌이자, 우리 정부가 수립된 지 44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구한말 그 때와 비교해서 시대의 흐름은 분명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지정학적으로는 흡사한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는 오늘의 현실을 직시할 때, 비로소 우리는 미래를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MBC 뉴스데스크 8월 15일 첫 뉴스입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처음 만들어서 세계 해전사에 빛나는 우리 민족의 긍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쌍동 형태의 거북선 그림이 발견이 되어서 거북선 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어떤 형태의 거북선인지, 문화부의 황용구 기자가 모형을 만들어서 전해드립니다.

● 기자: 지금부터 400년 전의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을 처음 만들어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세계 전사에 빛나는 전과를 올린 충무공.

거북선은 충무공만큼, 충무공은 거북선만큼 찬연한 우리 민족의 자긍심입니다.

거북선으로 해전에서 모두 이긴 충무공은 그 때마다 전투 보고서, 즉 장계를 선조에게 올렸습니다.

이것이 바로 거북선의 활약상을 기술한 전투 보고서, 즉 장계입니다.

국보 76호로, 이 곳 아산 현충사에 보존되어있는 이 장계는 거북선의 형태와 성능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자료입니다.

현재 아산 현충사나 한강에 전시되어있는 거북선은 이 장계와 그리고 정조 임금이 임진왜란 2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충무공 전설을 토대로 복원된 것입니다.

이 거북선은 밑바닥이 평평한 한국식 배, 즉 판옥선 위에 거북 등을 씌우고 선수에 대포를 쏘거나, 유황 연기를 내뿜는 용머리를 붙인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종래의 거북선과는 매우 다른 그림이 발견되었습니다.

가로 95cm,세로 70cm의 한지 위에 먹으로 그려진 이 거북선은 배 두 척을 나란히 붙이고,그 위에 거북 등을 씌운 모습입니다.

● 진성율(그림 소장자): 87년도에 그 때 제주도에 거북선 도면이 떴다 그래서 제가 갔거든요.

이 사람들이 그걸 일본 사람들한테 팔려 그래요.

이것은 일본사람들에게 팔아선 안된다.

그래서 그 사람들을 목포로 데려왔어요.

목포로 데리고 와서 가격이 너무 엄청나기 때문에 가진 건 이 집인데 이 집을 줄테니까 달라,
그래가지고 제가 입수하게 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림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정확한 작화 연대를 알 수는 없으나, 기법상으로 볼 때 화가가 아닌 도편수, 즉 조선공이 그린 거북선의 설계도가 틀림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배의 실제 모습을 알기 위해 전문가의 고증을 받으며 작은 모형으로 복원해 보기로 했습니다.

배 두척을 나란히 붙인 것은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형태입니다.

● 조성도 교수(해군사관학교 박물관장): 이 두 척을 모았다는 사실은 1590년대 이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획기적이고 세계적인 하나의 작품으로서 등장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선박 발달사, 군선 발달사에서 획기적인 자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지금까지 이러한 자료가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카타 마린이라는 영어 명칭도 있는 이러한 쌍둥이 배는 안전성과 속도 면에서 매우 우수하다고 전문가들은 밝혔습니다.

● 조성도 교수(해군사관학교 박물관장): 상동으로 했을 때는 전투력이 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선 배가 안정성이 있고, 승조 요원들이 마음 놓고 적에게 공격을 가할 수도 있고, 방어가 되니까.

그 다음 이제 물길을 헤쳐나가는 데에도 단선보다는 상당히 힘이 강할 것으로 믿어집니다.

● 기자: 계속되는 전투로 배가 모자라는 위급한 상황에서 충무공이 지혜로 만들어졌을 이 쌍동 거북선은 심리전에서 왜적을 제압하는데 도움이 컸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 정광수(현대 중공업 거북선 연구회 고문): 여러 가지 특징들이 오늘날의 거북선, 기존이 가지고 있는 재료가 100%라면 140% 늘여주는 건 아니겠느냐 이렇게 생각이 되고, 또한 다른 면에 잘못 고증된 여러 가지 거북선을 바로 잡는데도 공헌을 할 수 있지 않느냐.

그러고 보니 임진왜란 때 명나라 군선도 쌍선이 있습니다.

또한 거북선이 3층이라는 거. 오늘날 2층이냐 3층이냐 논란이 많은데, 3층쪽 우세가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 곳은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문화방송 야외 촬영장입니다.

남해의 거센 파도와 조류를 거치고 늠름하게 항해하는 거북선,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쌍동 거북선.

그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담기 위해 야외의 특수 촬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거북선의 실체를 확인하려는 작업은 지금도 여러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되어야 합니다.

거북선은 신화가 아닌 엄연한 역사적 실체이며 또 민족의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MBC 뉴스, 황용구입니다.

(황용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