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앵커: 엄기영,김지은

김낙중 간첩사건에 대한 논평[장영배]

입력 | 1992-09-07   수정 | 199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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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낙중 간첩사건에 대한 논평 ]

● 해설위원: 이번 사건을 보는 일반 국민들은 당혹과 함께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간첩이란 말인가 하는 한탄도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역사의 퇴물이 되어 버린 적화통일이라고 하는 망상을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이렇게 드러났습니다.

북한의 대남전략은 오히려 대담하고 장기적인 전략으로 바뀌었습니다.

단순한 기밀 탐지나 사회 교란의 차원을 넘어서 합법적인 정당을 통해 제도 정치권의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것입니다.

바로 지난 번 14대 총선 때 민중당 후보로 출마한 18명을 포함해서 40여명이 북한 공작금을 선거자금으로 사용한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물론 대부분이 북한의 공작금인 줄을 모르고 선거자금이 어려워서 지원을 받았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 북한이 간첩 김낙중 일당에게 제공한 공작금 210만 달러는 남대문시장 등지의 암달러상을 통해서 환전이 유통되었습니다.

사채놀이와 은행 예금, 부동산 매입에도 사용이 되었습니다.

외환 체계상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당국은 또 간첩 김낙중이 36년이라고 하는 긴 세월 동안 고정간첩으로 암약해 온 사실에 대해서 자성과 책임을 느껴야 합니다.

제8차 남북 고위급회담이 오는 15일 평양에서 열립니다.

물론 남북 기본합의서의 구체적인 진전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북한의 두 얼굴, 우리 모두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장영배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