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엄기영,김지은

옛 소련 공산당의 유명인사들 동상, 모스크바에 방치[고대석]

입력 | 1992-09-21   수정 | 199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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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상 방치 ]

● 앵커: 지난 해 8월 쿠데타 당시 군중들에 의해 철거된 옛 소련 공산당의 유명인사들 동상이 모스크바의 한적한 숲속에 방치돼있어 새삼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해주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고대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 기자: 모스크바 고리끼 공원 건너편에 있는 이 숲은 조각공원이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 보시는 것처럼 누워있는 조각 서있는 조각 등 다양한 조각이 여기에는 있습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이들은 동상입니다.

그리고 한 때는 옛 소련 좌지우지했던 인물들입니다.

지금 보시는 것은 KGB의 창시자 켈릭스 제르진스키입니다.

KGB 건물 앞 루비앙꼬 광장 높이 서있던 인물로 작년 쿠데타 당시 군중들에 의해 끌어내려졌습니다.

● 인터뷰: 전에는 모두 높은 사람들이었다.

쓰레기장으로 보내졌어야 됐다.

● 인터뷰: 18세기부터 있던 예술품을 없애고 공산주의자들이 동상 세웠었다.

그리고 이 동상은 혁명가 칼리닌으로 과거 칼리닌 거리 입구에 점잖게 앉아있던 인물입니다.

이것은 스베르드로프.

역시 혁명가로 이들은 모두 1917년 혁명 당시 레닌의 친구이자 동료들이었습니다.

누워있는 이 인물은 악명높은 독재자 스탈린으로 이제는 아주 초라해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들 모두가 지난 쿠데타 당시 혹은 그 직후 철거된 뒤 지금은 갈 곳을 잃은 채 이곳에 방치돼 있어서 몰락한 소련의 운명을 운명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MBC 뉴스, 고대석입니다.

(고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