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앵커: 정길용,최율미
'92증시 결산[박영선]
입력 | 1992-12-27 수정 | 199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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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증시 결산]
● 앵커: 증시개방 원년이었던 올 한해는 외국인들의 자금유입이 증시의 탄력성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러나 경기침체에다가 대선을 앞둔 정국불안에 까지 겹쳐서 증시는 결국 폐장을 하루 앞둔 어제까지 700선대를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올해 증시를 결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제부 박영선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외국인들에게 문호를 열어서 국내는 물론 해외 투자가들에게 관심을 모았던 92년 한국증시, 그러나 외국인들이 들여온 외화의 위력이 국내 정치바람을 잠재우지는 못했습니다.
증시개방 이후 한 달여 만인 2월 초 주가지수가 610에서 691까지 뛰어 오르자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상승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됐으나 이 같은 낙관론은 2월 중순 국민당 창당 작업이 본격화 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현대그룹에 대한 정부 당국의 각종 제재조치가 나오면서 현대계열주가는 폭락하기 시작했고 이후 현대 변수는 증시가 고개를 들 때마다 찬물을 끼얹혔습니다.
이 같은 정치변수가 증시분위기를 냉각시키는 상황에서 상장기업의 잇단 부도, 투자신탁회사의 환매소동 등으로 증시는 벼랑 끝까지 몰리는 위기를 맞게 됩니다.
8월 들어 주가는 연일 60최저치를 기록하다가 8월 20일에는 연중 최저치인 459.07까지 떨어졌습니다.
89년 4월 1일 1,007.7포인트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결국 정부당국은 8월 24일 기관투자자들의 순 매입 우위 원칙을 골자로 하는 8.24대책을 내놓게 됩니다.
● 이용만 장관: 정부는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조속히 해소해서 우리 증권시장이 안정 속에서 건전하게 발전해.
● 기자: 8.24 증시 안전대책은 그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주식시장을 기아상태에서 구출해 낸 계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이춘복 부장(삼성증권): 기관의 순매수우위 방침 등은 그 전운가들 사이에서 논란은 있습니다마는 일반투자자를 증시에 유입을 시키는 데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 기자: 굴곡이 심했던 침체상태에서도 외국인들은 한국증시를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외국인들은 지난 1년 동안 모두 26억3,900만 불 즉 2조 3천 477억 원의 자금을 들여왔고, 8천 642억 원을 송금해서 순 자금 유입액은 20억 3백만 불, 즉 1조 4천835억 원에 달했습니다.
● 이교원 이사(대신증권): 개방 원년에 1조 5천억에서 2조원정도 자금이 들어올 것이다 이렇게 봤는데, 대체로 2조원정도 순 매수가 된 것이기 때문에 예상되는 규모가 들어왔다 이렇게 볼 수 있고,.
● 이춘복 부장(삼성증권): 당초 우려했던 한머니 유입 등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던 것으로 평가가 됩니다.
● 기자: 주가지수 500선 붕괴의 위기를 한차례 넘긴 후 증시는 하반기부터 활발한 거래를 보여서 증권사들은 짭짤한 수수료 수입으로 적자에서 대부분 흑자로 전환됐습니다.
● 이교원 이사(대신증권): 평균 거래량을 보면 2,384만주가 거래가 됐는데 이는 지난해 보다 65%가 증가한 물량입니다.
이와 같은 물량증가는 외국인들의 매수, 또 증시부양에 따른 기관들의 매수세, 그리고 시동유동성이 풍부한데 따른 일반 매수세의 등장 이런 것들 때문에 거래는 대단히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기자: 그러나 기업공개나 유상증자 등 발행기관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해 주식시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는 큰 차질을 빚었습니다.
경제연구소들은 내년증시는 3년여 동안의 장기침체에서 벗어나 대세상승에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을 앞 다투어 내놓고 있습니다.
실물경제가 올해보다 나아 질 것이라는 기대감, 금년과 같은 정치악재도 별로 없을 것이라는 예측에서 입니다.
또 한 가지 부동산 장기 침체와 시중 실제 금리 하락 등으로 일반투자가, 이른바 개미군단의 자금이 증시로 몰려들 것이라는 예측도 설득력 있게 들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폐장 단 하루를 앞둔 증권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도 내년도 장세에 대한 관심과 기대로 가득 차 있습니다.
MBC뉴스 박영선입니다.
(박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