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앵커: 엄기영,백지연
우주 미아 러시아 우주인 지구로 귀환[홍기백]
입력 | 1992-03-26 수정 | 1992-03-26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우주 미아 러시아 우주인 지구로 귀환]
● 앵커: 소연방이 해체되는 소용돌이 속에서 10달 동안이나 우주의 미아가 되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러시아 우주인 세르게이 크라칼리프가 어제 지구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세르게이가 우주를 향해서 지구를 떠난 뒤에 다시 어렵게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국제부 홍기백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지난해 5월 18일 세르게이는 영국인 화학자 샤만 등과 함께 화자의 바익판으로 우주기지를 출발해서 우주정거장 미르로 향했습니다.
당시 미르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던 동료우주인들과 교대해서 약 5개월간 이곳에 머무를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소련이 혼란에 빠지면서 그는 잊혀진 존재가 돼 버렸습니다.
세르게이가 미르의 고장 난 통신안테나를 고치는 동안 소련에서는 쿠데타가 일어나고 고르바초프가 복귀하는 숨 가쁜 과정이 진행됐습니다.
세르게이에게는 너무나 당혹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지구에 있는 세르게이 부인은 그에게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리고 싶었습니다.
● 세르게이 부인: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할 거에요.
● 기자: 지상에 있는 동료들이 세르게이를 구하려고 했을 때는 이미 옛 소련은 공중분해 돼 버렸고 뒤를 이은 러시아도 재정이 파탄 상태였습니다.
러시아당국의 호소를 받아들인 독일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지난 17일 마침내 귀환우주선이 쏘아졌습니다.
그리고 200억원짜리 지구귀환여행이 시작된 것입니다.
어제 세르게이와 본고프 그리고 독일의 첫 우주인이 플라제가 지상에 도착하자 지상기지에서는 예정보다 6초 빨랐다고 밝혔습니다.
6초 빠른 그러나 6개월 늦은 귀환이었습니다.
세르게이는 313일 우주비행에 참여한 본고프에게는 175일 만에 밟아보는 땅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앞에 놓은 것은 공항에서 가족들이 건네준 장미꽃 같은 미래도 아닙니다.
그래도 우주에서 겪었던 외로움의 고통보다는 힘들지 않을 것입니다.
MBC뉴스 홍기백입니다.
(홍기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