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이상열,김은주

지구촌 곳곳에서 재벌 대권 도전[백지연]

입력 | 1992-04-05   수정 | 199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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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곳곳에서 재벌 대권 도전]

● 앵커: 전 현대그룹 총수 정주영 씨가 이미 정치 참여를 시작한 가운데 이탈리아에서는 세계적 의류업체 베네통사의 총수 루치아노 씨가, 그리고 미국에서는 텍사스주의 억만장자 기업인인 로스패로시가 정치 참여를 전면에서 지구촌 곳곳에서 재벌의 정치참여 러시가 일고 있습니다.

특히 오는 11월 미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뜻을 밝힌 로스패로시는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20%가 넘는 지지를 얻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로스패로시에 대한 미국 CBS TV의 보도를 국제부 백지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기자: 미국의 대권에 도전 할 로스패로시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한 TV 대담프로에 출연해서 침체의 늪에 빠진 미국경제를 자신이 일군 기업처럼 소생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힌 뒤부터입니다.

그는 미국경제를 최근에 대폭 감원과 공장축소를 한 제너럴모터스 사에 비유했습니다.

● 로스패로 씨(61세): 요즘 미국경제를 보면 80년대 중반 회사의 경영난을 타개할 기회를 놓친 GM사를 보고 있는 듯합니다.

빨리 손을 쓰지 않고 그대로 두면 미국경제는 최근의 GM사와 같은 꼴이 될 것입니다.

● 기자: IBM사의 세일즈맨 출신인 패로시는 62년에 단돈 1,000불을 빌려서 컴퓨터회사 EDS를 세워 2년 만에 2억 2,000만 불을 벌여 들이는 탁월한 사업능력을 발휘했습니다.

사무실을 온통 미국이 참전했던 전쟁의 기념물과 사진으로 장식해 놓은 패로시는 스스로를 슈퍼 애국자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회사직원 2명이 이란에 역류됐을 때는 인질구출로 이름을 날렸던 퇴역 장군을 수소문해서 그의 도움을 받아 직원들을 구출해내는데 성공하게 됐는데 이 일화는 버트맨 카스트의 주연으로 영화화해서 화재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억만장자이면서도 84년형 구형차를 직접 몰고 다니고 20년 전부터 다니던 단골 이발소에 그대로 다니고 있는 페로시의 출마선언을 놓고 부와 성공을 걸머쥔 60대 노인이 마지막 심심풀이로 정치를 택했다는 비아냥도 없지 않습니다.

● 트레트 메이어(공화당 텍사스주 위원장): 국민들은 성실성과 정치경험이 있는 대통령을 원합니다.

● 기자: 하지만 그가 무소속후보로 나서기 위해서 필요한 서명을 받고 있는 텍사스주 달라스의 선거본부에는 하루 평균 5만 4,000통의 전화가 걸려 와서 이미 백만 명이상이 지지를 약속했습니다.

● 텍사스주 시민: 빌린 돈 1,000만 불로 세운 회사를 250억불짜리로 키워 낸 로스패로라면 미국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해 낼 것입니다.

● 기자: 미국 선거사상 공화, 민주 양 당 이외에 제 3의 후보가 10% 이상의 지지를 받은 것은 68년 의 조지 윌리스가 얻은 13.5%가 유일한 선례였습니다.

부시의 경제실정과 기성 정치에 혐오를 느낀 유권자들의 표가 대통령이 되면 사재를 쓰면서 무보수로 일하겠다는 이 자수성가한 억만장자에게 얼마나 쏠릴지가 이제는 세계인의 관심지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백지연입니다.

(백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