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엄기영,백지연

의료전달체계의 본래 취지 상실[홍기백]

입력 | 1992-05-15   수정 | 199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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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달체계의 본래 취지 상실]

● 앵커: 환자들이 무조건 대학종합병원으로만 몰리는 것을 막고 의원급 진료기관에서도 가능한 치료는 1차나 2차 진료기관에서 받도록 하기 위해서 지난 89년부터 의료전달체계가 실시됐습니다.

그러나 1차 진료기관인 일부 의원들이 환자를 진찰하지도 않은 채 3차 진료기관에 대한 진료 의뢰서를 무더기로 발급하고 있어서 의료전달체계에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기백기자입니다.

● 기자: 서울에서 3차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병원은 국립의료병원과 서울대병원 등 15개가 있습니다.

안과나 치과 등 일부 진료과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 환자들이 이들 3차 진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1차나 2차 진료기관이 발행한 진료의뢰서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서울시내 일부 의원에서는 큰 병원을 선호하는 환자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진료도 하지 않은 채 돈만 받고 진료의뢰서를 무더기로 발급하고 있습니다.

1차 의료기관인 서울의 한의원에서 발행한 이 진료의뢰서를 보면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한 것처럼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진료의뢰서는 환자는 보지도 않은 채 환자대리인에게 발급해 준 것입니다.

● 환자대리인: 대신 갔죠. 집사람 것인데 가서 급하다고 그러니까 끊어주더라고요. 카드를 작성해 가지고 그래가지고 이것 진료권만 끊어주는 거죠.


● 기자: 이 진료의뢰서를 발급한 의원측은 환자가 큰 병원을 원하기 때문에 해 준 것인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며 강변합니다.

● 모의원 원장: 여기서는 몰라요. 써 달라고 해서 써주는 것은 뿐이에요.

● 기자: 의료전달체계는 환자들이 무조건 큰 병원으로만 몰리는 것을 막아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일부의료원의 이 같은 진료의뢰서발급이 계속될 경우 환자들에게 추가부담과 함께 번거로운 요식 절차만 늘려 줘 의료전달체계 본래의 취지가 크게 퇴색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입니다.

MBC뉴스 홍기백입니다.

(홍기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