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정길용,김은주

체코연방,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 해체[김영일]

입력 | 1992-06-20   수정 | 199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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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코연방,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 해체 ]

● 앵커: 다음은 동구 민족 붕규 사태에 대한 외신 보도입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 지도자들은 어제 74년 동안 유지되어 온 연방을 분리 해체하기로 하는 협정에 공식 서명함으로써 체코슬로바키아와 연방은 마침내 체코와 슬로바키아의 두 나라로 분리되게 됐습니다.

베를린에서 김영일 특파원입니다.

● 기자: 2주 전의 총선 결과 슬로바키아에서 승리한 민주 슬로바키아 운동당 지도자 메치아루와 체코에서 승리한 시민 민주당 당수 클라우세는 어제 체코슬로바키아의 당내에 관한 4차 회담에서 연방을 분리 해체키로 한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14시간의 마라톤회담을 마친 양측 지도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양측 의회는 분리에 필요한 입법절차를 오는 9월 30일부터 밟게 되며 연방 해체를 담당할 연방과도정부를 구성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1918년 1차 세계대전 이후 민족과 언어 전통이 다른데도 비슷한 언어의 슬라브족이라는 이유로 하나의 국가로 결합했던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한 발의 총성도 없이 지난 74년 공고를 청산하고 본래대로 딴살림을 차리게 됐습니다.

찬란한 문화유산을 보유한 체코와 천 년 위상 헝가리 제국의 지배를 받아왔던 슬로바키아.

공산 통치 밑에서 분출구를 찾지 못했던 양 민족 간의 갈등은 지난 89년 공산 정권이 무너지고 민주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증폭되기 시작했습니다.

공산정권 시절 무기 산업을 중심으로 한 중화학 공장이 건설돼 경제적 번영을 이루게 했던 슬로바키아 지역은 하벨 대통령의 무기금수조치와 시장경제도입을 위한 경제개혁 정책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봐왔습니다.

특히 소련과 동유럽의 붕괴는 이 지역의 육성된 군수산업에 막대한 타격을 가해 민주화 이후 슬로바키아 주민들은 자연히 체코에 비해 엄청난 경제적 고통까지 감추해야 했습니다.

전체1500만 인구 가운데 500만에 불과한 슬로바키아 주민들이 겪는 이런 고통과 피해의식은 지난 총선에서 분리 독립을 표방한 민족주의 세력을 득세하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연방해체를 몰고 왔습니다.

베를린에서 MBC뉴스 김영일입니다.

(김영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