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건휘

"너무 분하고 슬프다"…숨진 경비원 '눈물의 노제'

입력 | 2020-05-14 20:18   수정 | 2020-05-1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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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입주민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 최 희석씨의 발인식이 오늘 열렸습니다.

새벽 시간에 치러진 노제에는 유족은 물론 아파트 주민들이 눈물로 함께 했습니다.

먼저, 김건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의 환한 표정이 담긴 영정사진을 앞세운 운구 행렬이 무거운 발걸음을 옮깁니다.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 10일 극단적 선택을 한 최희석 씨의 마지막 길.

유족들은 오열했습니다.

[유가족]
″우리 오빠, 그렇게 착한데…아이고 불쌍해 아이고 불쌍해…″

유족은 끝내 가해자의 사과를 받지 못하고 사망 닷새만인 오늘 발인식을 치렀습니다.

장지로 향하기 전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고인의 일터였던 아파트 경비실이었습니다.

유족들은 다시 한 번 원통함을 호소했습니다.

[유가족]
″불쌍해…오빠 미안해, 못 지켜줘서. 우리 오빠 법 없이도 살 사람인데 사람을 왜 때리냐고. 사람을 왜 때리냐고.″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이른 시간이었지만 고인을 마지막으로 배웅하려는 주민들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아파트 주민]
″버스정류장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알 정도로 청소도 너무 열심히 하시고, 같은 입주민으로서 가해자 분이 고인이나 가족한테 제대로 된 사과없이 저렇게 계신다는 게 너무 분하고 너무 슬프고…″

주민 대표 역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며 고인의 넋을 기렸습니다.

[정옥자/아파트 주민 대표]
″다시 사는 세상에서는 부디 꽃길만 걸으셔서…우리는 당신을 기억하며 당신이 꿈꾸던 착한 세상을 가꿔 가겠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심 모 씨는 여전히 의혹들은 사실이 아니고, 경찰 조사로 모든 걸 밝히겠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은 심 씨가 경비원 최 씨를 ′머슴′으로 언급하는 문자 메시지를 비롯해 폭행 정황을 입증할 추가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르면 내일 심 씨를 소환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김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