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홍의표

벽돌·판넬로 막은 대피로…38명 목숨 앗아갔다

입력 | 2020-06-15 20:17   수정 | 2020-06-1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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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38명이 숨진 경기도 이천 물류 창고 화재와 관련해서 경찰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화재 대피로를 벽돌로 막아 놓는 총제척인 안전 관리 부실이 확인됐다면서 공사 관계자 9명에 대해서 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홍의표 기잡니다.

◀ 리포트 ▶

지하2층에서 시작된 불은 옥상까지 순식간에 번졌습니다.

인명 피해가 많았던 건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한꺼번에 많은 인력을 투입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반기수/이천 화재사건 수사본부장]
″평상시보다 약 2배가 많은 67명의 근로자를 투입해서 지하 2층에서 옥상에 이르기까지 동시에 많은 종류의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5월 초에 시작하기로 돼있던 엘리베이터 작업을 4월 말로 당겼다가 담당자 3명이 모두 사망했습니다.

최후의 순간, 탈출하려고 벽을 부수려 했던 흔적이 남아있던 지하 2층 방화문 자리.

원래는 대피로 용도였는데, 결로를 막겠다며 벽돌을 쌓아 폐쇄해 버려, 결국 4명이 숨졌습니다.

옥외 비상계단 역시 설계와 달리 판넬로 덮어, 대피는커녕 오히려 불길과 연기가 번지는 통로가 돼버렸습니다.

비상 유도등이나 비상 경보장치도 없었습니다.

화마의 원인은 지하 2층 용접 작업이었던 걸로 잠정 결론이 났습니다.

저온 유지를 위한 실내기 배관 작업을 위해 산소 용접을 하다가, 천장과 벽 안쪽 불에 잘 타는 우레탄 폼에 불티가 튀었다는 겁니다.

불꽃을 막을 덮개도 쓰지 않았고 2인 1조 규정을 어기고 1명만 작업을 했습니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 2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이 가운데 원청업체 관계자 1명 등 9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강정현·박시영/유가족 대표단]
″자기들(원청업체 한익스프레스)은 처음에는 ′개입한 것 자체도 없다′ 했는데, 어느 정도 나오니까 ′개입은 했으나 공기 단축을 위한 압박은 없었다′고‥″

유가족들은 추가 수사를 통해 원청업체에게 더 많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락 / 영상편집: 김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