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은 기관사/코레일]
(출발하기 전에 항상 이렇게 교육을 받으시는 거예요?)
″네. 이게 원칙이고요.″
(발열 체크 하셨죠?)
″네.″
(음주 상태는?)
″전혀 아닙니다. 다녀오겠습니다.″
물 챙기고 운행 정보 담긴 내비게이션 챙기고 마지막으로 화장실은 필수
[이재은 기관사/코레일]
″많게는 2시간 반 정도는 운전실 안에서 승무를 하게 돼 있거든요. (만약에 지각을 하시면 열차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열차는 그냥 잘 갑니다. (어떻게 가요?)농담이고요. 이전 기관사가 연장 운행을 하게 됩니다.″
제 시간에 교대하고, 열차 출발!
[이재은 기관사/코레일]
″(지금 창동역이 있는 경로로 오늘도 운행하시는데 )스크린도어 설치가 창동역이 아직 안 돼 있어요. 사고가 올 초에 올해만 2번 있었는데 그 중에 제가 한 건이 같이 포함이 됐죠. (그 역을 들어갈 때 아무래도 또 생각이 날 것 같은데 어떠세요?)매번 들어갈 때마다 생각은 납니다. 담대하게 다니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기가 바로 그 창동역입니다. 여기는 다른 역과 달리 이렇게 스크린도어가 없습니다.
[박진홍/코레일 언론홍보처장]
″창동역 민자역사 개발 문제로 인해 (스크린도어 설치가)미뤄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관계기관과 협의가 완료되어 올해 안에 설계를 하고 내년에 설치할 예정입니다.″
[이재은 기관사/코레일]
(사고는 한 번 겪으신 건가요?)
″운행하면서 두 번 있었습니다.″
지난 5년간 철도 교통사고를 겪은 기관사 240여 명 중 90% 이상이 사고 지점을 통과하는 노선을 다시 운행 중
[이재은 기관사/코레일]
″혼자 있을 때 공허함 같은 게 있거든요, 그런 일을 겪고 나면. 아무래도 공황장애 같은 경우는 저희 기관사들이 많이 겪고 있는 병 중에 하나로 알고 있어요. (회사의 치료 프로그램 같은 게 있다고 들었는데?) 저한테도 ‘그런 프로그램을 받아볼래?’ 라는 전화가 왔던 것 같은데, 제가 괜찮다고 해서. 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정말 괜찮았던 걸까요? 아니면 그냥 괜찮다고 생각을 그렇게 한 걸까요?) 아무래도 후자 같아요. 쉽지가 않더라고요. 상담을 받고 한다는 것 자체가.″
2015년 47명, 2016년 35명, 2017년 33명, 2018년 17명...
여전히 빈번한 지하철 투신 사고
사고를 겪은 기관사에게 주는 특별휴가는 단 5일
[이재은 기관사/코레일]
″처음 경험을 했을 때는 ‘왜 하필 날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저희 안에서는 그런 일들이 빈번하니까 티 안 내려고 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나만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면 안 되잖아요. (어떤 식으로 이겨내세요?)잠깐 경치도 구경을 하면서, 운행구간이 지상이다 보니까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가 있거든요. 지하만 다니는 분들은 또 고충이 있으세요.″
=============================
지하만 다니는 분들의 고충을 듣기 위해...
여기는 승강장이 갑자기 이렇게 좁아지는 곳이 있는데요.
이곳에 또 오늘의 주인공이 계시다고 하거든요.
안녕하세요?
유혜민 차장 / 서울교통공사 / 경력 3년 / ′열차 출입문 닫겠습니다′의 주인공
[유혜민 차장/서울교통공사]
″(맡은 업무는?)출입문 취급과 승강장 안전문을 제일 먼저 확인을 해야 하고, 냉난방 민원과, 그다음에 이동상인 하차방송. 또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 쓰지 않은 고객은 열차를 이용하실 수 없다는 방송을 하고 있죠.″
[유혜민 차장/서울교통공사]
″(한 번에 어느 정도 시간까지 운행을 하세요?)길게는 3시간 반? 이렇게 하는 거 같아요. (생리현상이라는 게 있잖아요?)내선 외선마다 한 개씩 간이 화장실이 있어요. 정해진 역에. (내선 하나 외선 하나?)내선에는 신대방역에 하나 있고요. 외선에는 구의역에. 한 바퀴 돌 때 한 시간 반인데. 신대방역에서 ‘아 ,괜찮아’ 하고 출발했으면 또 한 시간 반을 기다려야 하는 거거든요.″
간이화장실, 2호선 한 바퀴에 단 한 곳뿐
[유혜민 차장/서울교통공사]
″(여성 차장님들이나 기관사님은 더 불편하실 거 같은데요.)네. 가방에 배변 봉투도 들고 다니기는 하는데, 가장 최후고요. 기본적인 건 아무래도 본인이 관리를 해서 차 타기 직전까지 화장실을 계속 간다든지, 전날 저녁에도 물 마시고 안 자고.″
트라우마, 난청, 방광염... 직업병을 참아내며 달리는 사람들
[유혜민 차장/서울교통공사]
″(특히 ‘나는 이 구간을 제일 좋아한다’는 곳은?)잠실철교 건너는 구간이 제일 좋아요. 갑갑한 지하에 있다가 지상 구간에 탁 트여서 나갔을 때는 뭔가 확 열리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요.″
[유혜민 차장/서울교통공사]
″(지하철 방송)고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서울 교통공사 2호선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지고 계신 근심, 걱정, 코로나에 대한 걱정 모두 이 열차에 두고 내리시고 행복한 일만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