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전동혁

'위산 억제제' 조심! "코로나 증상 악화시켜"

입력 | 2020-07-31 20:22   수정 | 2020-07-3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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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주로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하기 위해서 처방받는 위산 억제제를 코로나19 환자가 복용했을 때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위산이 원래 몸속에 들어온 바이러스를 1차로 막아주는데 이 약이 위산의 기능을 저하 시킨다고 추정했습니다.

전동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국내에 시판된 위산억제제, 이른바 PPI 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8백 개가 넘습니다.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궤양은 물론 소염진통제의 보조 소화제로도 광범위하게 사용중입니다.

그런데 분당차병원과 세종대 등 연구진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4천785명의 코로나19 확진 환자 가운데 위산억제제를 처방받아 복용한 경우, 중증 이상 증세를 보이거나 사망할 위험이 복용하지 않은 환자보다 79%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코로나19에 걸린 상태에서 위산억제제를 복용할 경우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성은 1.9배,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연구진은 위산 억제제가 코로나19의 증세를 악화시키는 명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다면서도, 몸속에 들어온 바이러스를 1차로 방어하는 위산이 약해지면서 공격에 취약해지기 때문일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유인경/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위산을 낮춤으로서 바이러스의 부하에 취약하게 할 것이다. 또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 스톰′과 어떤 연관이 있어서 중증도를 높이지 않을까 (추정합니다).″

미국 등 일부 해외 연구에선 위산억제제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2배가량 높인다고 알려졌지만, 국내 환자 13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감염 위험이 높아지는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의료진은, 이번에 연구대상이 된 위산억제제와는 달리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 제산제나 소화제는 안심하고 복용해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영상취재: 전승현 / 영상편집: 우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