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광연

산사태로 온 마을 '쑥대밭'…"산 것만도 천운"

입력 | 2020-08-04 20:30   수정 | 2020-08-0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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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충청 남도에서는 아산의 한 작은 마을에 산 사태가 발생하면서 주민 두 명이 실종된 상태입니다.

마흔 가구 정도 모여 사는 단란한 마을인데 반나절 비에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김광연 기자가 다녀 왔습니다.

◀ 리포트 ▶

매일 마을버스가 다니던 도로는 사라져버렸고 버스 정류장 표지판만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산사태 피해가 발생한 마을로 들어가봤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쑥대밭으로 변한 집들이 눈에 띕니다.

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집을 덮쳐 이렇게 지붕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리고 옆쪽을 보시면 이렇게 집 안까지 토사가 유입돼 들어가기도 어렵습니다.

토사와 나뭇가지가 집안을 가득 메웠습니다.

겨우 몸만 빠져나와 목숨을 구한 집 주인은 그 순간을 떠올리면 아찔합니다.

[주영순/아산시 송악면]
″저 하늘에서 시커먼 물이 폭포처럼 솟아올라서 우리 집부터 ′우두둑′ 쓸어내리는 거야. 옷을 아무것도 안 입었잖아. 비는 맞고. 그래서 ′덜덜덜′ 떠는데 어떤 아저씨가 고맙게 웃옷을 갖다 줘서…″

간신히 산사태를 피했다하더라도 엄청난 폭우의 기세에 멀쩡히 남아있는 집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쏟아져내린 흙탕물과 범람한 하천물이 고이면서 저지대 주택들이 침수된겁니다.

집안에는 갑자기 들이닥친 물이 어른 키 높이만큼 찼던 흔적이 있고, 제 몸집보다 큰 김치냉장고와 소파 등 가재도구들은 집안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이경호/아산시 송악면]
″지금은 정말 산 것만 해도 천운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손을 어떻게 댈지도 모르고, 어휴. 몸만 건진 거지, 싹 쓸어갔잖아요, 보다시피.″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은 이제 복구도 복구지만,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폭우에 대한 공포로 불안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덕희/아산시 송악면 평촌 3리]
″지금도 완전 트라우마가 생겼어요. 비만 보면 겁이 납니다. 그래서 주민들 다 여기서 자지도 못하고, 다 피신해서 회관에서 자고…″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여상훈(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