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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바로간다] "밥 먹는 것만 봐도 토 나와" 장애인체육회 간부의 막말

입력 | 2020-08-18 20:39   수정 | 2020-08-18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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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장인수 기자입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라는 곳이 있습니다.

정부 예산을 받아 장애인들의 재활과 체육활동을 돕는 단체로 각 시도별로 지부를 두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이라고 하면 장애인을 더 잘 이해하고 배려할 걸로 생각하실텐데요.

믿기지 않은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지역 장애인체육회의 한 간부가 장애인을 비하하고 막말을 서슴치 않았다는 내용인데요.

바로 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충청 지역의 한 장애인 체육회.

남편이 장애인인 정 모 씨는 장애인 생활체육지도자로 지난해 3월 입사했습니다.

그런데 입사 이틀 뒤 A 팀장으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정 모 씨/전 장애인 생활체육지도자]
″저를 불러내셔 가지고 하신다는 말씀이 ′나는 장애인 밥만 먹는 모습만 봐도 토가 나오는데 너는 장애인이 뭐가 좋아서 체육회에 들어왔냐?′ 이렇게 물어봐서 저는 충격을 받았죠.″

정 씨는 팀장에게 사과를 요청했습니다.

팀장이 사과를 하긴 했지만 들어보면 장애인 비하 발언이었습니다.

[A씨 장애인 체육회 팀장]
″내가 본 케이스 중에 (비장애인 미혼 여성이 장애인과 결혼한 건) 너가 처음이야. 장애를 수용하는 데까지 남자가 개 진상을 피더라고 주로 보면… 그런 케이스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너가) 왜 장애인 하고 결혼했지?″

결국 정 씨는 입사 9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체육회를 그만뒀습니다.

정 씨와 함께 입사한 김 모 씨도 A 팀장에게서 모욕을 당했다고 호소했습니다.

지난해 3월 업무 회의 시간에, A 팀장이 갑자기 마이크를 건네며 말을 해보라고 시켰다는 겁니다.

김 씨는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그때 갑자기 ′수화하지 말고 음성으로 얘기해′ 이렇게 얘기하시는 거예요. 근데 전 농인이잖아요. 제 입장에선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거든요.″

갑질 의혹도 있습니다.

육아 휴직을 쓰겠다고 하자 대체인력을 구해놓고 가라고 합니다.

[A 팀장]
″업무를 대신 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본인이 대신 구해주면 우리가 편하게 일을 할 수가 있고… (농인…) 그렇지 농인으로 구해줘야지…″

연차 휴가 사용도 제동이 걸리기 일쑤였습니다.

[A 팀장]
″야 12월 마지막 주에 다 제끼고 나면 그러면 누가 남아 있어? 만약에 그 기간에 감사라도 하고 업무라도 들어오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그러면서 후배 관리를 못한다며 선임 직원을 불러 혼내기 시작합니다.

[A 팀장]
″야! *** 이리로 와봐. 그 정도는 너가 얘기해야 되는 거 아냐? 너가 제일 나빠. 야! 너는 (연차) 안 쓰고 다른 애들 다 쓰는 거 놔두는 게 제일 나쁜 거야.″

그런데 이 팀장, 자신은 2016년에 연차도 안 내고 2주 동안 미국으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무단 결근인데 별다른 징계도 받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또 A 팀장이 매달 초과근무수당를 꽉꽉 채워 타갔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직원 B씨/장애인 생활체육지도자]
″(초과근무수당을) 다 가져가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시간외 근무를 실제로 하세요?) 저는 한 번도 본 적은 없어요.″

[직원 C씨/장애인 생활체육지도자]
″일 때문에 늦게 퇴근하는 건 제가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이 팀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더니 억울하다고 항변했습니다.

장애인을 비하한 적 없고 농아인에게 말을 해보라고 시킨 건 그 사람이 말을 할 수 있게 돕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연차를 안 내고 2주간 휴가를 간 건 국장이 허락했었다.

초과근무는 정상적으로 했으며 이런 논란을 막기 위해 앞으로는 지문인식기를 도입하겠다고 합니다.

해당 체육회는 지난 4월 A 팀장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체육회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 내려진 정직이 무슨 처벌이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바로간다 장인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