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재경

QR코드·항균 필름…시각장애인에겐 더 높은 '벽'

입력 | 2020-10-28 20:15   수정 | 2020-10-28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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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요즘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서 엘리베이터 버튼엔 항균 필름이, 식당이나 카페 갈땐 QR코드 찍는게 일상이 됐죠.

그런데 이런 달라진 일상이 앞을 볼 수 없는 시각 장애인 들에게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재경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20여 년전 양쪽 시력을 완전히 잃게된 윤동만 씨는 매주 장애인복지관을 찾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하는 합창단 연습에 각종 문화·체육 프로그램까지…

장애 때문에 맘 편히 갈 수 있는 데가 많지 않은 처지에, 이만한 곳이 없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몇 달이나 문을 닫더니, 최근 다시 개장하고서는 입구에서 발길을 돌린 적이 많습니다.

복지관에 들어가려면 우선 QR 코드 인증을 받아야 되는데, 시각장애인 전용폰으로 몇번을 시도해보지만 음성 지원만으로는 코드 발급이 어려워 결국 포기하고 맙니다.

[윤동만/시각장애인]
″실질적으로 혼자서는 들어오기가 힘들죠. 물건을(QR 코드를) 찍을 수가 없잖아요, 저희들은.″

발길을 돌려 근처 상가에 들어간 윤 씨.

이번엔 승강기 안에서 혼자 어쩔 줄을 모릅니다.

코로나 이후 방역을 위해 이처럼 엘리베이터에 향균 필름이 붙은 곳들이 많아졌는데요, 하지만 이 두터운 향균 필름 탓에 오히려 시각장애인들은 점자를 읽기 더 어려워졌습니다.

[윤동만/시각장애인]
″점자가 이중으로 잡히고요(인식되고요), 일단은. (항균 필름이) 물렁물렁하게 잘 들어가서 (점자를)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안마사로 일하는 시각장애인들은 코로나로 손님이 끊기면서 수입도 3분의 1 넘게 줄었습니다.

당장 생계도 어려워졌지만, 사람들과의 접촉이 줄어 외로운 게 무엇보다 힘들다고 말합니다.

[채길재/시각장애인]
″안마도 안마지만 사람들하고 접촉도 안 되지. 그냥 혼자 있으면 너무 힘들잖아요. 대화할 사람도 없으면…″

전국의 시각장애인은 모두 25만여 명.

장애인을 위한 코로나 대응 매뉴얼마저도 음성이나 점자 서비스는 부실해, 어디서 뭘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하다고 합니다.

MBC뉴스 이재경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성 (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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