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강연섭

"격리보다 입단속"…출소자들은 말한다

입력 | 2021-01-04 19:57   수정 | 2021-01-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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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첫 환자가 발생하면 행적을 추적 해서 선제적으로 전수 조사하고

확진자와 비 확진자를 철저히 분류하는 게 K 방역의 기본 원칙이고 우리 정부가 이걸 잘해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겁니다.

동부 구치소도 그렇게 대처할 수 있던 몇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모두 실패 했습니다.

출소자와 내부 증언을 통해 무엇이 문제였는지 강연섭 기자가 지적합니다.

◀ 리포트 ▶

작년 11월 27일,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그제서야 마스크가 지급됐습니다.

[서울동부구치소 최근 출소자]
″(일주일용 마스크를) 하나씩 지급 하더라고요 일단은, 그 전엔 아예 마스크를 다 샀어야 돼요. 면 마스크를 구매로 살 수가 있어요″

구치소측은 확진 사실을 쉬쉬했습니다.

수용자 전수조사는 잠복기 14일을 훌쩍 넘겨, 20일이 지나서야 이뤄졌습니다.

이미 180명 넘게 집단감염이 퍼진 뒤였습니다.

[서울동부구치소 최근 출소자]
″이게 소문이 퍼져버리면은 이게 재소자 컨트롤하기도 뭐하고 아직 뭐 크게 번진 거 아니고 다 자가격리에 들어갔다며 일단 (입)단속을 시키더라고요.″

이미 확진자가 대규모로 나왔는데도, 신입 수용자는 계속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2주간 격리만 했을 뿐, 검사는 없었습니다.

[이재갑/한림대 감염내과 교수]
″아마도 11월부터 국내 지역 사회 유행이 심해졌을 때 입소자에 대한 전수 검사를 시행을 했다고 하면 이 정도의 많은 확진자가 발생은 안 했을 것 같아서...″

구치소 내부에서 진행되던 조용한 감염에, 무증상 감염상태인 신규 입소자가 더해지며 확산세를 키운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규모 감염이 현실화되자, 그제야 확진자 격리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를 정밀하게 구분하지 못한 채 밤새 4시간이나 강당에 모아놓고 차례로 방을 배정하는 식이었습니다.

[서울동부구치소 최근 출소자]
″혹시 분란이 일어날까봐 확진자가 누군지 통보도 안 해주고 방에 누가 확진자 됐다 통보도 안 해주고. 대강당이 2층에 있는데 2층에 (수용자들을) 다 때려넣은 거예요.″

국제사회의 극찬을 받았다는 K방역이 유독 집단 구금 시설에서는 무기력했던 이유를 되돌아 볼 땝니다.

[서울동부구치소 최근 출소자]
″(수용자가 고열 증상을 호소해도) 기다려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마스크 철저히 쓰고 계세요. 그게 끝이었어요.″

[서울동부구치소 교도관]
″특별한 매뉴얼 같은 건 없는 것 같아요. 우리 직원들이 그냥 가서 총알받이 역할″

MBC뉴스 강연섭입니다.

(영상편집: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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