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찬

툭하면 '먹통'…손실 항의하면 "증거 가져오세요"

입력 | 2021-01-06 20:38   수정 | 2021-01-0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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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3,000선을 돌파했습니다.

동학개미들의 매수 열기가 해를 넘겨서도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는 건데요.

이렇게 주식 거래가 늘다 보니, 덩달아 증가한 게 증권사들의 전산 장애입니다.

증권사들은 동학개미 덕에 사상 최대 수익을 올리면서도, 전산 장애 예방엔 돈을 아낄 뿐 아니라, 장애로 인한 피해 보상에도 소홀한데요.

김민찬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일 오전 10시.

새해 첫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NH투자증권 앱이 먹통이 됐습니다.

종목 조회는 물론 계좌 잔고가 표시되지 않아 거래 자체가 불가능해진 건데, 장애는 1시간이나 계속됐습니다.

[문 모 씨/주식 투자자]
″잔고를 봤더니 잔고에 돈이 전혀 입금이 안 되어 있어서 살 수가 없는…그래서 매수를 할 수가 없었고 NH투자증권에 전화를 하니까 전화가 안 되고…″

두 달 전엔 한국투자증권 전산망이 2시간 넘게 멈춰 섰습니다.

[강 모 씨/주식 투자자]
″매도 버튼을 딱 누르자 마자 계속 로딩하는 화면이 계속 길게 되면서 주문이 안 들어가지더라고요.″

증권사들은 투자자가 늘면서 급증한 접속량을 시스템이 감당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10대 증권사 가운데 지난해 전산장애가 발생한 곳은 키움과 삼성, 한국투자 등 6곳.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일어난 장애만 스무 차례나 됩니다.

이러다 보니, 제 때 주식을 사고 팔지 못해 손해본 투자자들이 금감원에 접수한 민원은 주요 증권사 네 곳만 해도 5천 7백여 건으로, 1년 전보다 20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보상은 쉽지 않습니다.

증권사들의 보상 규정을 찾아보니, 전산 장애가 발생해도, 온라인이나 전화로 매매를 시도한 기록이 없으면 보상에서 제외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증권사 앱에 접속 자체가 안 되는 상황에서 무슨 수로 주문 기록이 남겠느냐며, 장애 시에는 증권사 전화 연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반발합니다.

[최 모 씨/주식 투자자]
″접속이 안 되어서 증권사에 전화를 해도 연결조차 안 됐어요. 손실은 다 소비자들이 떠 안고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니까 문제인 거죠.″

용케 전화나 전산 기록이 남은 경우라도, 증권사 보상으로 이어지긴 어렵습니다.

[문 모 씨/주식 투자자]
″(매수 취소를 못해서) 80만 원 정도 손해를 봤었던 것 같아요. (증권사는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보이니까 그러면 그냥 커피 쿠폰으로 드리는 게 어떻겠느냐…″

지난해 코로나 불경기 속에서도, 동학개미 열풍으로 증권사들이 벌어들인 수익은 3분기에만 수조 원.

하지만, 이들이 전산 사고 예방을 위해 쓰는 돈은 연 평균 700억 원에 그쳐, 전산 장애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동학개미 몫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 김백승 /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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