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구민지

음주차량 추격도 '부전여전'…딸도 10km 쫓아 신고

입력 | 2021-02-28 20:14   수정 | 2021-02-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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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부산에서 한 여성의 신고로 만취 상태로 차량을 몰던 운전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이 있기 이틀전 이 여성의 아버지도 또 다른 음주 운전자를 추격해 붙잡았다고 합니다.

아버지와 딸은 이런 것도 닮는 걸까요.

구민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제 새벽 자정쯤.

부산의 한 고속도로.

앞서가던 검은색 SUV 차량이 차선을 넘나들며 비틀거립니다.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나 싶더니 또다시 내달리길 반복합니다.

[강OO/신고자(112 녹취)]
″음주 운전 차량인 것 같은 차가 아주 비틀거리면서 다니고 있거든요, 지금. 많이 위험합니다.″

터널 안에선 아예 갓길 벽에 스치듯 위태롭습니다.

[강OO/신고자(112 녹취)]
″조금 빨리 와주셔야 될 것 같아요.″

신고 여성은 10km를 뒤쫓아가며 차량 번호와 진행 방향을 경찰에 실시간으로 알렸습니다.

[경찰관]
″신고자분. 지금 경찰관들이 진행 방향으로 출동을 했습니다. 신고자분 안전이 중요하니까 무리한 추격은 자제 해주시길 바랍니다.″

아찔한 곡예 운전은 고속도로 순찰대가 출동한 뒤에야 가까스로 멈췄습니다.

운전자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인 0.08%를 훌쩍 넘은 만취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바로 이틀 전엔 이 20대 여성 신고자의 아버지가 똑같은 추격전을 벌였습니다.

[택시기사/ 강OO 씨 아버지]
″진구청, 진구청. 그 앞에 경찰차. 스타렉스 비상등 켠 스타렉스. 여기 여기 여기 여기.″

불법 유턴에, 역주행, 신호 위반까지..

음주 차량이 차량 두 대를 들이받고 10km나 도주극을 벌였고, 택시기사 강모 씨의 추격 끝에 만취 운전자는 붙잡혔습니다.

부녀 덕분에 이틀 새 음주 운전자 2명이 적발된 겁니다.

[강OO/ 신고자]
″평소에는 사실 음주운전 차량이 쉽게 보이는 차량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아빠가 그렇게(신고)하고 이틀 만에 제가 또 이런 차량을 발견한 게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경찰은 시민 정신을 보여준 부녀 덕분에 큰 사고를 막게됐다며 감사장을 수여하기로 했지만, 무리한 추격전은 자제 해달라고 여러차례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구민지입니다.

(영상 편집: 김가람 / 화면 제공: 부산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