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한범수

"광고 안 주면 비판 기사"…참다못한 공무원이 폭로

입력 | 2021-05-11 20:24   수정 | 2021-05-1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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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역의 한 인터넷 언론이 공무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광고비를 재촉하면서 비판성 기사를 써왔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참다못한 공무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해당 언론사 대표는 정당한 비판 기사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범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임실과 순창, 남원 등 전북의 14개 지자체 공무원들이 모였습니다.

본인들이 ′갑질을 당해 힘들다′고 호소하는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이들은 지역의 한 언론사를 이른바 ′갑′으로 지목했습니다.

[최지석/김제시 공무원 노동조합 위원장]
″취재와 기사화를 무기 삼아 공무원들에게 갑질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이 인터넷 언론의 발행인 김 모 씨가 지속적으로 광고를 청탁해왔다는 겁니다.

지난해 6월, 김 씨는 홍보비 명목으로 임실군으로부터 1백만 원을 받아갔습니다.

한 달 뒤, 하반기가 됐으니 한 번 더 도와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지만, 임실군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임실군 관계자]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하고 전화가 오니까요. 광고라는 게 효과 대비해서 하는 건데, 저희한테 수시로 광고를 예년만큼 달라고 하니까…″

김 씨는 거듭 광고비를 재촉하면서 임실군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또 다른 매체에 객원기자 명의로 썼습니다.

견디다 못한 임실군은 올 2월과 4월, 김 씨의 언론사에 홍보비 2백만 원을 건넸고, 그 뒤로 이른바 ′비판 기사′는 잠잠해졌습니다.

[김진환/임실군 공무원 노조위원장]
″비판성 기사를 앞세워 광고를 요구하며, 공무원들의 정당한 행정집행에 트집을 잡아 협박을 일삼고…″

지역에서 김 씨의 영향력은 작지 않았습니다.

언론사 발행인 직함을 갖고, 2014년부터 6년간, 임실군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한 단체의 사무국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본인의 인건비 명목으로 해마다 2천8백만 원씩 받았습니다.

김 씨를 만나기 위해 이 언론사의 주소지로 직접 찾아갔습니다.

′도자기 체험장′ 간판이 걸린 한 건물이 나오는데,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먼저 김 씨는 광고를 무리하게 청탁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오히려 자신은 정당한 비판 기사를 써왔고, 모함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모 씨/임실 인터넷 언론사 발행인]
″개인적으로 타격을 주고 피해를 주기 위해서 이렇게 마녀사냥하는 것처럼 여론몰이하고 그러는데요. 없어져야 할 적폐 세력은 기존에 있는 기자단 토호세력입니다.″

공무원노조 측은 ′청탁금지법′을 적용해 김 씨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임실의 언론인 김 씨는 자신이 결백하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MBC뉴스 한범수입니다.

(영상취재: 최인수 /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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