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현경

2년 만에 드러난 진실…또 다른 '조지 플로이드'

입력 | 2021-05-21 20:28   수정 | 2021-05-2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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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사건, 지난 한 해 미국 사회를 뒤 흔들었죠.

이번엔 ′로널드 그린′이라는 흑인 남성이 경찰들에게 잔인하게 폭행 당한 뒤 숨진 사실이 2년 만에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현경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어두운 밤, 경찰 3명이 한 흑인 남성을 차에서 끌어내리며 곧바로 전기 충격기를 쏩니다.

″무서워요! 무서워요! 나는 당신들의 형제입니다. 겁먹었다고요!″

고통스러운 비명에도 아랑곳없이 바닥에 넘어뜨린 뒤 목을 조르고 머리를 때리고 발로 찹니다.

″죄송합니다…″

이 남성은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경찰은 두 손과 두 발 모두 수갑을 채우고 얼굴을 땅에 처박게 했습니다.

남성은 피투성이가 됐지만, 경찰은 자신의 손에 묻은 피만 휴지로 닦을 뿐입니다.

[경찰]
″내 몸에 피가 많이 묻었어. 저 자식이 에이즈나 걸리지 않았다면 좋겠어.″

이 남성은 9분 동안 그대로 방치됐습니다.

심지어 숨을 쉬기 위해 몸을 돌리자 발로 밟아 다시 엎드리게 하고, 발목을 잡아 질질 끌고 갑니다.

얼마 뒤 축 처진 남성이 구급차에 실립니다.

이 남성은 49살 흑인 로널드 그린.

과속으로 경찰의 추격을 받다 붙잡혔고, 병원에 실려가던 중 숨졌습니다.

2019년 5월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벌어진 사건인데, 당시 경찰은 유족에게 그린이 추격을 당하다 나무를 들이 받고 숨졌다고 말했습니다.

유족들이 소송을 냈고, 2년이 지난 최근에야 AP통신이 현장 바디캠 영상을 확보하면서 진상이 드러난 겁니다.

[모나 하딘/숨진 ′로널드 그린′의 어머니]
″악마같은 사건입니다. 우리가 영상을 보러 방에 들어가기 전, 밖에서도 아들의 비명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루이지애나 주 경찰은 그동안 영상 공개를 거부해왔습니다.

유족 측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같이 경찰이 살해한 것″이라며 사건에 관여한 경찰들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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