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허현호

생명 지켜줄 '밧줄' 힘없이 끊어져…60대 노동자 추락사

입력 | 2021-06-22 20:11   수정 | 2021-06-2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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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타워 크레인을 철거 하던 노동자가 20미터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습니다.

추락에 대비해 몸과 크레인을 연결해 주던 구명 줄은 무기력 하게 끊어져 버렸습니다.

무늬만 구명 줄 이었던 겁니다.

허 현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45층 높이의 오피스텔이 새로 지어지고 있는 공사 현장입니다.

오늘 오전,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을 하던 1차 협력업체 노동자 60살 한 모 씨가 20미터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습니다.

[목격자]
″아아, 소리가 나길래 봤거든요. 사람이 그냥 훅 떨어지더라고요. 공사 현장 사람들도 우르르 몰려가가지고 소리치고 막 그랬었죠. ″

타워크레인을 고정시키는 노란색 지지대가 보입니다. 작업자는 이 지지대의 볼트를 푸는 과정에서 추락해 참변을 당했습니다.

한 씨가 의지했던 유일한 안전장치는 몸에 착용하는 안전대와 안전 고리, 그리고 안전고리를 걸 수 있는 수평 구명줄, 즉 로프 한 줄 뿐이었습니다.

한 씨가 지지대에 서서 타워크레인과 연결된 볼트를 풀자 지지대가 휘청했고, 한 씨가 중심을 잃었는데,

안전고리가 걸려있던 구명줄이 끊어지면서 그대로 추락한 겁니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관계자]
″(수평 구명줄이) 충분히 사람을 잡아 줄 수 있어야 되는데 그 잡아주는 힘까지는 없었다는 얘기죠. 그러니까 끊어진 거죠.″

유일한 생명줄이었던 구명줄은 여러 갈래로 갈라져 처참하게 끊어졌습니다.

한눈에도 오래 사용해 낡을 대로 낡은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하중 기준이나 사용 연한 같은 건 없습니다.

[이은규/한국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 분과 부장]
″(수평 구명줄의) 상태가 양호한지, 올이 나가 있다든지, 위험한 작업을 할 때 원청 안전팀에서 나와서 일일이 전부 다 확인을 해주는 게 맞아요. 그것도 소홀했다는 얘기예요.″

어제 전북 익산에서도 공장 지붕 보수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가 지붕 일부가 무너지면서 공장 내부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이 노동자 역시 구명줄 하나에 의지한 채 작업 중이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안전고리가 구명줄에서 풀어져 있었습니다.

두 사고 모두 추락 방지망 같은 안전조치는 없었는데, 그조차 의무규정이 아니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까지 6개월.

노동자들은 안전이 담보되지 못한 현장에서 오늘도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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