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문현

[단독] "해마다 수백억 손해"…국토부 관료들 알고도 뭉갰다?

입력 | 2021-06-29 20:26   수정 | 2021-06-2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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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코레일과 SR, 두 회사를 다시 합치는 건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습니다.

정부가 연구를 맡겼더니 고속철을 따로 운영해서, 매년 559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공공성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효율성마저 떨어진다는 건데요.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오자마자, 국토부 관료들이 연구를 중단시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어서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하루 17번 서울과 대구를 오가는 무궁화호 열차.

시간은 더 걸리지만 KTX 요금의 반값도 안 됩니다.

그래서 주로 서민들이 이용합니다.

[조옥희/승객 (서울역→동대구역)]
″시간은 빨라서 ktx가 좋기는 좋겠죠. 우리 서민들로 봐서는 그 차(무궁화)가 좋아요. 저뿐만아니고 다른사람도 많이 사용을 하는데.″

코레일은 시골 구석구석 다니는 열차도 운영합니다.

여기서 생기는 적자는, KTX로 메꿉니다.

그런데 2016년 고속철 알짜 노선을 SR에 떼주자마자, 적자가 산더미처럼 불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코레일은 8월부터 벽지 노선과 이용이 저조한 노선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철도에 경쟁 체제를 도입해 더 효율적이 됐을까?

전라남도 여수엑스포역.

고속철이 다니지만, 수서역까지 가려면 익산에서 SRT로 갈아타야 합니다.

같은 고속철인데 회사가 다르니 표도 따로 끊어야 합니다.

[박정민/승객 (여수→수서역)]
″환승하게 되면 열차 시간이 안맞는 경우가 있으면 1시간 넘게 걸릴 때도 있거든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코레일과 SR을 통합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듬해 4월 국토부가 민간에 연구를 맡겼습니다.

MBC가 입수한 중간 보고서.

코레일과 SR을 따로 운영해 생기는 비효율이 1년에 559억 원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결과는 그해 10월 국토부에 보고됐습니다.

그런데 곧바로 국토부에서 전화가 걸려와, 연구 중단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시간만 질질 끌다, 결국 1년 뒤 완전히 연구가 중단됐습니다.

[김태승/인하대 교수 (연구 책임자)]
″이유. 밑도 끝도 없이 이유도 없었습니다. 저희들한테 이래서 과업 중단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국토부가 과업을 중단하기로 방침을 줬으니까 정산하라.″

국토부는 왜 연구를 중단시켰을까?

당시 철도국장은 황성규 현 국토부 2차관.

이유를 물었지만 답하지 않았습니다.

[황성규/국토교통부 2차관]
(용역 중단 이유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당시 민영화 논리를 세우고 밀어붙였던 국토부 관료들은, 지금도 국토부에 있습니다.

[백남희/철도노조 선전국장]
″국토부 내에, 예전에 민영화를 추진했던 세력들이 존재하고 있고 민영화에 우호적인 정권이 들어서기를 기다리기 위한 시간끌기라고 봐요.″

국토부는 ″당시 전화로 연구 중단 지시를 내린 적이 없고, 연구 중단은 철도 안전 사고 때문이었다″며, ″현재 새로운 연구를 다시 맡겨놨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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