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구민지

"휴대전화 개통하면 대출"…전화기 가로채 소액결제

입력 | 2021-06-29 20:32   수정 | 2021-06-3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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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휴대 전화를 새로 개통해서 넘기면 대출을 해 줄 것처럼 속여서, 휴대 전화와 유심 칩을 가로챈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4백 명이 넘는 피해자들에게 15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겼습니다.

구민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철문을 열고 경찰들이 들이닥칩니다.

텅 빈 사무실에 쓰레기만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대출을 상담하던 콜센터입니다.

″대출 진행 한 번 도와드릴까 하는데, 괜찮으실까요? 공짜폰이라니까요, 공짜폰에다 번호만 만드는 겁니다.″

이 말은 거짓말이었습니다.

산재로 다리를 다친 50대 김 모 씨는 지난 2월 밀린 병원비를 갚으려다 피해자가 됐습니다.

[김 모 씨/대출 사기 피해자]
″(대출을) 한 1백여 군데 알아봤어요. 딱 여기만 휴대폰 개통하면 대출해주겠다. (휴대전화 개통이) 약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해서 만드는 과정이라고…″

4백6십만 원어치 휴대전화 3대를 본인 명의로 개통해 넘기면 6백만 원을 빌려준다는 설명.

그런데 막상 입금된 건 2백만 원뿐이었습니다.

약속한 4백만 원을 더 달라고 연락했지만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고, 오히려 한 달도 안돼 6백만 원어치 소액결제 청구서가 날아왔습니다.

할부로 산 휴대폰 기기 값까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습니다.

[김 모 씨/대출 사기 피해자]
″초조하게 계속 시간만 흘러간 상태였어요. 러다가 최근에 (소액결제 청구서) 우편을 받고 너무 황당했죠.″

이 업체는 휴대전화 기기와 유심침을 노린 사기 조직이었습니다.

기기는 대포폰으로 해외에 팔아넘겼고, 유심칩으로는 소액결제로 게임 아이템 등을 사서 현금화 했습니다.

[서울 강북경찰서 관계자]
″이 조직의 특이점은 대부업체를 지자체에다 등재를 해서 실제로 대부업체인 걸 홍보를 했고…″

28명의 일당이 5개월 동안 4백여 명으로부터 휴대전화 9백여 대와 유심칩 약 1천2백 개를 건네받았습니다.

피해자들은 ′급전대출′ ′무직자대출′ 같은 광고를 보고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총책인 A 씨는 전직 프로격투기 한국 챔피언 출신으로, 일당이 챙긴 돈이 15억 원이 넘는데 일부는 고가의 외제차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22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12명을 구속 송치했고 나머지 6명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구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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