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문현

'GH 임대주택' 에어컨…'청년'은 있고 '노인'은 없다?

입력 | 2021-07-20 20:03   수정 | 2021-07-2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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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에어컨 없이는 버티기 힘든 무더위가 연일 계속 되고 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제 장마는 공식적으로 끝이 났고요.

내일부터는 폭염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고 하는데요.

일부 지역에서는 낮 최고 기온이 38도를 웃도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무더위 속에 온열 질환자도 잇따르면서 올해만 벌써 6명이 숨졌는데, 특히 고령자들이 이런 더위에 가장 취약하죠.

그런데, 경기 주택도시공사, GH에서 공급한 임대 주택에 가봤더니, 노인과 수급자처럼 취약 계층이 사는 곳에만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아서, 차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수원의 한 임대주택.

26제곱미터 작은 원룸에 85살 노인이 혼자 삽니다.

요 며칠 잠을 제대로 못 잤습니다.

집이 너무 더운데, 에어컨이 없습니다.

[임대주택 입주자(85살)]
″(땀이) 이렇게 철철 흘러요. 줄줄줄줄 막 내려와. 밤에 잘 때, 자고 일어나면 다 젖었어. 머리카락이 폭삭 다 젖어서…새벽에 깨지.″

노인은 치매까지 앓고 있어, 예순 넘은 딸이 매일 찾아와 식사를 챙깁니다.

점심 한 끼 요리하면 33도까지 올라갑니다.

[임대주택 입주자 딸(61살)]
″지금 말도 못하게 더워요. 숨이 확확 차…옷을 한번 이렇게 (식사 준비를) 하고 나면 벗어야 하니까 땀에 너무 젖어 가지고.″

이 임대주택에는 다 에어컨이 없을까?

아닙니다.

제 뒤로 보이는 6개 호실, 청년들이 살고 있는 곳엔 에어컨이 있습니다.

이렇게 안전봉이 설치된 곳들은 노년층이 거주하는 곳들인데요.

그런데 이곳엔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총 300세대 중 청년들이 사는 246세대는 에어컨이 있는데, 유독 노인들과 저소득층이 사는 54세대에만 에어컨이 없습니다.

심지어 노인들은 임대보증금도 5백만 원 더 많이 냅니다.

″계속 취약계층으로 대접도 받아야 하나보다…차별 받는구나 라는 걸 느꼈죠. 눈물이 나오려고 해요.″

이 임대주택은 경기주택도시공사, GH가 지었습니다.

GH는 청년들이 가전제품이 없을 것 같아서, 에어컨을 특별 공급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 SH도 비슷합니다.

청년 임대주택에는 다 에어컨을 설치했는데, 노인들 사는 곳은 에어컨이 없습니다.

정부는 올해 4월부터 25제곱미터 이하 소형 임대주택에 에어컨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이미 지은 곳들은 빠졌습니다.

이렇게 작은 원룸형 임대주택은 대부분 청년들에게 공급됩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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