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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훈
히말라야 14좌 모두 오른 김홍빈 대장…하산 중 실종
입력 | 2021-07-20 20:15 수정 | 2021-07-2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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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30년 전, 북미 최고봉 매킨리에 오르다 동상으로 열 손가락을 모두 잃은 산악인 김홍빈 대장.
장애가 있는 산악인 중 처음, 히말라야 14좌에 모두 오른 김홍빈 대장이 하산 도중에 실종됐습니다.
현지 군 당국이 헬기로 수색을 시도하고 있지만 날씨가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파키스탄 현지시각으로 18일 오후 5시쯤, 김홍빈 대장은 히말라야 14좌 중 하나인 브로드피크 정상에 올랐습니다.
장애인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순간이었습니다.
일행이 먼저 하산하고 뒤따라 내려오던 김 대장.
그런데 19일 0시쯤 가파른 경사면으로 떨어졌습니다.
[피길연/광주 사고수습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이 사람(현지인 포터)들이 자기네들만 먼저 내려와 버렸기 때문에 김홍빈 대장이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김 대장은 새벽 5시 55분쯤 위성전화로 구조를 요청했고, 5시간 만에 러시아 구조대에 발견됐습니다.
의식이 있었던 김 대장은 구조대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로프를 잡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줄이 헐거워지는 바람에 다시 아래로 떨어진 뒤 실종됐습니다.
사고 소식을 접한 산악인들과 지인들은 큰 충격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임형칠/산악인]
″김홍빈 대장이 지금 바로 제 곁에 있는 것 같은데 현재 상태에서는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그런 느낌입니다.″
30년 전 28살의 나이에 북미 최고봉 매킨리에 올랐다가 조난을 당해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던 김홍빈 대장.
일상생활조차 쉽지 않은 장애를 딛고 김 대장은 6년 만에 다시 산으로 돌아와 7개 대륙의 최고봉에 모두 올랐습니다.
[김홍빈 대장(지난 2009년)]
″12년이 걸렸습니다. 굉장히 긴 세월 포기하지 않고 그래도 (도전)하다 보니까 끝이 보였던 것 같습니다.″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향한 이번 등정도 코로나로 인해 1년 연기됐고, 길잡이를 해줄 셰르파조차 없었던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광주시와 산악연맹은 대책본부를 꾸려 상황 파악에 나섰고, 정부는 파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들을 현지로 급파했습니다.
또 파키스탄 정부에 구조협조도 요청했지만, 기상 악화로 구조헬기는 내일쯤에나 뜰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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