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신정연

두 달째 '불 구덩이'‥축구장 950개 면적 초토화

입력 | 2021-11-12 20:29   수정 | 2021-11-12 21:28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라팔마 섬에서 화산이 분화한 지 벌써 두 달이 지나고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활동이 더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분출된 화산재만 100억 세제곱미터가 넘었고, 축구장 950개 면적에 달하는 지역이 초토화됐습니다.

신정연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시뻘건 용암이 무서운 기세로 쏟아져 내립니다.

지난 9월, 50년 만에 폭발한 라 팔마 섬의 쿰브레 비에하 화산.

두 달째인 데도 맹렬하게 용암과 화산재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집과 농장을 파괴하며 해안가 절벽까지 흘러간 용암은 바다와 만나 유독가스까지 분출합니다.

[오스카 산 루이스/피해 주민]
″정부가 지원을 해 줄 거라 믿고 싶지만 시간이 가는데 아직 아무것도 못 받았어요. 이 집은 제가 잃은 것 중 하나일 뿐입니다.″

현재까지 분출된 화산재는 최소 100억㎥로 추정됩니다.

주택 지붕이며 도로며 섬 전체가 새까만 화산재에 파묻혀 사막처럼 변했고, 끊임없이 날리는 화산재 탓에 우산 없이는 외출도 어렵습니다.

[로사리오 고메즈/피해 주민]
″정말 최악입니다. 매우 불쾌해요. 우산을 쓰고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외출할 수 있어요.″

섬 주민의 주요 생계 수단인 바나나와 아보카도 농장도 화산재에 덮여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글대는 마그마를 머금은 ′화산탄′이 산비탈을 빠른 속도로 굴러다니는 위협적인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집을 잃은 섬 주민 7천여 명이 대피소와 캠핑카 등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는 가운데, 보기 드문 광경을 보겠다며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볼케이노!!″

[폴/라트비아인 관광객]
″여기서 벌어지는 광경은 아무나 볼 수 없어요. 저희는 밤을 새웠습니다. 12시간쯤 머문 것 같아요. 정말 놀라운 경험입니다.″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장관까지 관광을 홍보하는 망언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지질학자들은 화산 활동이 언제 멈출지 모르는 데다 분화구가 일부 붕괴하면서 용암이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 피해 지역이 늘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MBC뉴스 신정연입니다.

영상편집: 오유림 / 화면출처 : 트위터 harrigei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