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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범수
22년 이어온 '얼굴 없는 천사'‥올해도 7천만 원 기부
입력 | 2021-12-29 20:20 수정 | 2021-12-2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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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전북 전주에서는 새해를 며칠 앞둔 이맘 때 매년 거액의 성금을 놓고 사라지는 익명의 기부자가 있습니다.
올해도 7천만 원 넘는 기부금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면서, 편지를 남겼는데요.
이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이 벌써 22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범수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오전 업무를 보고 있던 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새해를 사흘 앞둔 오늘 아침 발신자 표시가 없는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최영면/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복지도우미]
″′발신자 번호 없음′이라고 표시가 돼서 익명의 기부자가 자기 전화번호를 밝히지 않고 전화를 주셨구나… 이런 느낌이 왔어요.″
아니나 다를까 수화기 건너편의 주인공은 ′얼굴 없는 천사′였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기부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천사′가 알려준 대로 골목에 세워진 화물차 짐칸을 살펴보니 5만 원권 지폐 다발이 든 택배용 상자와 동전으로 채워진 돼지저금통이 있었습니다.
함께 놓여 있던 편지에는 이 돈을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내용의 부탁이 적혀 있었습니다.
[양보남/마을 주민]
″대단하죠, 대단해. 마음이 좁은 사람은 남 이만큼도 안 줘요.″
익명의 남성 기부자가 올해 보낸 기부금은 7천9만 4천9백60원이었습니다.
2년 전에는 30대 남성 두 명이 ′얼굴 없는 천사′가 놓고 간 성금을 훔쳐갔다가 구속되기도 했지만, 올해는 무사히 전주시에 전달됐습니다.
지난 2천 년 처음 남몰래 기부를 시작한 뒤, 올해까지 22년간 총 23차례에 걸쳐 누적된 기부금은 약 8억 천만 원이나 됩니다.
′천사′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주민센터 주변에는 천사 골목까지 생겼는데, 아직 그가 누구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MBC뉴스 한범수입니다.
영상 취재: 진성민(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