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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하늘
분진·유독가스 그대로 작업장으로‥정화할 때도 노동자는 노출
입력 | 2022-03-01 20:31 수정 | 2022-03-0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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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미 독성물질이 몸에 쌓여버린 노동자들 건강에 대한 대책도 필요합니다만, 앞으로 더 이상 이런 독성물질을 마시지 않게 하려면 작업환경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텐데요.
지금 소각장 노동자들은 도대체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파악부터 해야겠죠.
손하늘 기자가 직접 소각장에 들어가봤습니다.
◀ 리포트 ▶
방진복과 방진마스크, 안전모까지 챙겨쓰고, 쓰레기 소각시설에 들어갔습니다.
쓰레기를 소각로에 넣는 투입구.
신발장에도, 바닥에도, 마치 회색 눈이라도 내린 것처럼 쓰레기 재가 쌓였습니다.
종종 들리는 폭발음.
10여 미터 아래 소각로에서 온갖 물건이 불에 타고있는 겁니다.
[이영기 / 상주소각장 근무자]
″침대, 그런 것 같은데요. 이런 건 의자, 이런 건 깡통 페인트통, 가스통‥″
거대한 크레인이 쓰레기를 집어 옮깁니다.
소각로 입구에 걸린 비닐을 정리하는 것도, 투입구 밖에 떨어진 쓰레기를 다시 집어넣는 것도, 모두 일일이 사람이 해야 합니다.
움직일 때마다 희뿌연 분진이 날려, 금세 눈이 따가워졌습니다.
[김도형 / 상주소각장 근무자]
″연탄재를 분리수거 없이 다 싣고 들어옵니다. 조금 있으면 여기가 까맣게 변할 겁니다.″
쓰레기를 넣을 때 소각로 뚜껑이 열리자 안쪽에 시뻘건 불길이 보입니다.
쓰레기가 타고 있는 소각로의 유독가스가,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투입구 쪽으로 흘러나오는 겁니다.
소각장 환경을 살펴본 연구팀도 ″소각로 내부와, 노동자들의 작업공간은 완전 차단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각로에서 외부로 유독가스를 뽑아내는 통로, 공기에 소석회를 뿌리거나 필터를 설치해 독성물질을 잡아냅니다.
그런데 소석회 가루는 계속 뭉치기 때문에, 분출구는 사람이 직접 확인하고 닦아줘야 합니다.
정화 과정에서 다시 한번 노동자들이 유독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서울 마포소각장의 경우, 정화시설까지 모두 돔 형태의 지붕 아래 실내에 설치돼 있는데, 환기시설은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 몸이 이렇게 분진 범벅이 됐으면 옷이라도 갈아입어야 하는데, 크레인 기계실을 개조해서 만든 탈의실은 옷 놓을 공간조차 부족해 이렇게 박스를 쌓아놓고 쓰고 있습니다.
몸을 씻으려 해도 가림막도 없이 설치된 샤워기 2개가 전부입니다.
전국 대부분 소각장들은 1990년대에서 2000년대 문을 열었습니다.
″소각로가 노후화하고 있지만, 24시간 가동되어야 하는 소각장 특성상, 시설을 개선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김도형 / 상주소각장 근무자]
″20년 이상 된 소각장이다 보니, 올라올 때 ′삐걱삐걱′ 하는 소리가 납니다. 낙하사고 위험도 있고‥매일마다 우리가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서울시내 소각장을 조사한 연구팀은 ″환경이 더 열악하고 유해물질에 더 많이 노출되는 지방 소각장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전국 환경시설 노동자들은 내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 영상편집: 류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