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기주

"경호·보안 다 검토했다"더니‥'탈청와대' 졸속 추진 논란 확산

입력 | 2022-03-18 19:46   수정 | 2022-03-18 20:52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당선인 측은 당초 경호나 보안 문제를 다 검토했다며 광화문 정부청사로 이전한다고 했었죠.

그런데 이번 주 들어 갑자기 용산으로 방향을 틀면서 졸속 추진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국가적 중대사를 너무 급하게 추진하지 말고, 신중하게 검토하자는 지적이 여야 모두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기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대통령의 집무실을 청와대 밖으로 옮기겠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은 지난 1월 처음 공식화됐습니다.

당시 윤 후보는 ′경호나 보안 문제 등을 충분히 검토했다′며 ′당선되면 임기 첫 날부터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1월 27일)]
″경호 문제라든가 외빈 접견 문제는 저희가 충분히 검토를 했고요. 당장 인수위 때 준비를 해서 임기 첫날부터 가서 근무를 하고‥″

대선에서 승리한 뒤, 지난주에도 윤 당선인 측은 ′모든 점검을 마쳤다′며 광화문 이전을 다시 한 번 못박았습니다.

[김은혜/당선인 대변인 (3월 12일)]
″(공약 발표 당시) 보안, 경호에 대한 점검은 사실상 마무리가 된 상태였습니다. 대통령이 있어야 될 곳, 또 상황을 점검해야 될 곳에 대해서는 사실상 내부 시나리오를 거친 상태입니다.″

하지만 윤 당선인 직속으로 청와대이전 TF가 구성된 직후인 이번주 초부터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검토를 끝냈다′던 경호와 보안 문제 등이 정부서울청사의 취약점으로 다시 부각되면서, 그동안 한번도 거론된 적 없던 용산 국방부 청사가 대안으로 급부상한 겁니다.

[김은혜/당선인 대변인 (3월 16일)]
″용산을 포함해서 지금 여러 개 후보지를 놓고‥″

여기에 외교부 청사도 국방부와 함께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면서,

불과 며칠새 대통령 집무실 후보지가 청와대에서 광화문으로, 또 용산으로, 그리고 다시 용산과 광화문 외교부 청사로 왔다갔다 한 겁니다.

′처음 계획했던 광화문 청사가 어렵다면 시간을 두고 치밀하게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무조건 청와대 밖에서 임기를 시작하겠다며 너무 서두른다′는 지적은 국민의힘 안에서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심지어 ′뜬금없이 용산으로 간다는건 풍수지리설 때문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습니다.

[이재오/국민의힘 상임고문 (어제, CBS라디오 한판승부)]
″누가 봐도 용산으로 간다는 것은 풍수지리설이다, 그거 믿는 거다. 이렇게밖에 해석이 안 되는 거예요.″

민주당도 ′수천억원의 예산을 낭비해가며 이렇게 쫓기듯 집무실 이전을 밀어붙이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습니다.

국회 국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국방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당선인이 공언했던 선제타격의 첫 대상이 국방부냐′고 날을 세웠습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방부와 합참은 물론 관련 부대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하다. 통신과 지휘상 혼선과 공백이 초래된다.″

국가 최고 지휘본부인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두고 졸속 추진 논란이 확산되면서 집무실이 어디로 결정되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취재: 장재현/영상편집: 신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