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용주

중·러 반대로‥'북 규탄' UN 안보리 성명 채택 무산

입력 | 2022-03-26 20:11   수정 | 2022-03-26 20:13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발사를 규탄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가 5년 만에 열렸지만, 그 어떤 합의에도 이르지 못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를 넘지 못한 겁니다.

뉴욕 유엔본부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이용주 기자! 규탄 성명 정도는 그래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했는데, 끝내 무산된 거죠?

◀ 기자 ▶

네, 유엔 안보리가 채택할 수 있는 결정 가운데 가장 수위가 낮은 게 언론성명인데요.

법적 구속력도 없고 공식 기록으로 남지도 않습니다.

이같은 언론성명에도 합의하지 못했을 정도로 시종일관 날선 공방이 오갔습니다.

공개회의 초반부터 서방 대 중러의 대립 구도는 뚜렷했습니다.

미국은 ″안보리가 한목소리로 북한을 비판하고, 대북 제재 역시 확실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 전략 핵무기를 배치해 북한을 위협했다′는 미국 책임론을 제기하며 맞섰습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계속 평행선을 달렸고, 끝내 언론성명 채택도 불발된 겁니다.

회의 후 한미일을 비롯한 서방측 유엔대사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국제법을 위반하는데도 안보리가 침묵하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작심 비판했습니다.

미국 유엔대사의 말 들어보시죠.

[린다 토마스-그린필드/미국 UN대사]
″(북한의 위법 행위에도) 안보리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유엔 회원국, 그리고 특히 모든 안보리 이사국이 북한 규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합니다.″

◀ 앵커 ▶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북한 측 반응이 궁금한데요.

북한 대표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기자 ▶

안보리 회의가 무산된 뒤 유엔 본부 근처에 있는 북한 대표부로 이동해 분위기를 살펴봤는데요.

한두 명씩 대표부 건물 밖으로 나온 북한 외교관들은 긴장은커녕 취재진에게 여유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북한 UN대표부 관계자]
″<오늘 안보리 회의 어떻게 보셨습니까?> 허허. 넘어지갔시요. 주의하라요. <북측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얘기가 나왔는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좋아′하고 말았죠.″

북한으로선 미사일 발사를 유예한다는 2018년 선언을 뒤엎고, 높은 수위의 도발을 감행한 건데요.

우방들의 지원에 힘입어 유엔 이름으로는 가장 낮은 단계의 규탄 성명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 북한에겐 나쁠 리 없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국방력의 지속적인 강화를 공언한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의 이목이 동유럽에 쏠려 있어 북한의 군사적 도발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대북 제재 강화 방안이 앞으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추가로 논의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러가 북한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한다며 추가 제재에 반대하고 있어 아직까진 비관론에 무게가 크게 실립니다.

지금까지 뉴욕 유엔 본부에서 MBC뉴스 이용주입니다.

영상취재:안정규(뉴욕)/영상편집:신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