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홍의표

[단독] 1년 넘게 정화 중인 '캠프킴'‥여전히 '기름 범벅'

입력 | 2022-03-28 20:40   수정 | 2022-03-2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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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최근 청와대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서 서울 용산 미군기지 반환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죠.

인수위가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부지의 근처에는 이미 돌려받아서 정화 작업을 하고 있는 ′캠프 킴′ 부지가 있습니다.

이 부지의 오염도를 정밀 조사한 보고서를 저희가 입수했는데요.

정화 작업이 벌써 1년 넘게 이어졌지만 여전히 기름 범벅이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용산 미군기지 가운데 하나였던 ′캠프 킴′.

2020년 12월에 반환받은 곳입니다.

주택 3천여 호를 짓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 계획은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토양과 지하수의 오염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20년 환경부 조사에서 캠프킴 부지의 기름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TPH가 기준치보다 33.9배, 발암물질인 벤젠은 3.4배 초과해 검출됐습니다.

납 같은 중금속도 263배 넘게 나왔습니다.

국방부가 1년 넘게 정화작업을 진행 중인데, 지난해 10월부터 다섯 달 동안 해당 부지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토양의 기름 오염 정도는 여전히 기준치보다 9배 높았고, 중금속도 납은 17배, 아연이 8.5배 초과 검출됐습니다.

지하수의 기름 오염도 역시 5배 넘게 나타났습니다.

오염도가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특히 이번 조사는 전체 면적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캠프킴 부지의 90%가 넘는 4만 5천 제곱미터가 정화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사실상 기지 전체가 오염돼있는 겁니다.

[김은희/용산공원 시민회의 대표]
″여기 용산기지 근처에서 가장 (반환이) 빠른 곳이 여기란 말예요. 발암 물질과 유해성 성분이 많다 보니까, (정화에만) 적어도 최소한 2년 이상은 걸리지 않겠나…″

용산 미군기지는 현재 전체 면적의 10분의 1 정도만 반환됐습니다.

가장 먼저 돌려받은 캠프킴 부지조차 환경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군 기지를 신속하게 반환받아 3개월 만에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계획은 졸속 추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설 훈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게 (미군기지를) 돌려받고, 정확하게 정화하고 그래서 시설을 짓든 공원을 짓든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특히 계획을 강행한다면 자칫 막대한 정화 비용도 우리 정부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MBC 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나지연 / 자료제공: 국회 국방위원회 설 훈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