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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연
'상관'이 '고문'으로‥사실상 로비스트?
입력 | 2022-04-05 19:56 수정 | 2022-04-0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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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덕수 후보자의 사례처럼 고위공직자가 퇴직한 뒤에 대형 로펌을 거쳐 다시 공직에 오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큰 로펌에서 전직 고위관료를 고문, 자문역 이렇게 앉혀놓고 고액을 주는 거, 어떻게 봐야 하는 건지, 법조팀 양소연 기자와 조금 더 따져보겠습니다.
양 기자, 특히 김앤장이 고위공직자들의 정거장처럼 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이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에요.
◀ 기자 ▶
네, 한덕수 총리 후보자만 해도 이미 15년 전 똑같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DJ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뒤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고문으로 일했다가, 다시 노무현 정부의 국무총리로 공직을 맡게 된 겁니다.
공직에서 로펌, 로펌에서 다시 공직, 돌고 돈다고 해서, 회전문 인사인데, 한덕수 후보자는 이번에 다시 지명되면서 회전문을 두 바퀴를 돌게 됐습니다.
고위 공직자들을 많이 영입하는 김앤장은, 이 회전문 인사의 정점으로 꼽힙니다.
역사는 꽤 깁니다.
2001년 김대중 정부 당시 최경원 법무장관, 이명박 정부의 한승수 국무총리와 김회선 국정원 2차장, 박근혜 정부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논란이 됐고요.
문재인 정부에선 신현수 전 민정수석이 김앤장 출신이었습니다.
◀ 앵커 ▶
고위 관료출신들이 대형 로펌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는 거, 이건 어떻게 봐야합니까.
결격사유가 된 적도 있었죠?
◀ 기자 ▶
네, 법무부 차관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감사원장에 지목된 정동기 후보는, 로펌에서 불과 일곱 달 일하고 받은 7억 원이 논란이 되면서, 결국 자진 사퇴했습니다.
당시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정동기 / 당시 감사원장 후보 (2011년 1월)]
″30여 년 경력을, 법조 경력을 가진 변호사의 급여와 이제 막 변호사를 출발하는 사람들과 급여는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이자, 마지막 국무총리였던 황교안 전 대표 역시, 16개월 동안 15억 9천여만 원, 월급 1억 원 수준의 급여가 청문회 때마다 논란이 됐습니다.
◀ 앵커 ▶
로펌 입장에서는 고액연봉을 줄 만큼 쓸모가 있다는 얘기도 될 텐데요, 이번처럼 자기 회사 고문이 총리로 가면 고액연봉 아깝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 기자 ▶
네, 얼마 전까지 모시던 상관이 로펌 소속이라며 연락해 온다,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겠죠.
공직에서 얻은 지식과 인맥을 활용해 로비스트 역할을 할 수 있을 거고요.
또, 거액의 연봉에는 이들이 다시 고위직에 기용될 경우를 대비한 보험 성격도 있을 겁니다.
[한상희 /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로펌의 고객이 될 수 있는 불특정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 관공서의 정책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그런 위치에 있는 것이거든요. 사적 이익이 정책 과정에 이 고문들의 은밀한 로비활동을 통해서 영향을 미치는‥″
퇴직 공직자가 취업을 할 때 심사를 받도록 법제도가 개선되긴 했지만, 허점이 많습니다.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취업이 허용되는데, 2021년 취업 심사를 받은 퇴직 고위직 중 52.4%가 이 ′특별한 사유′를 인정받고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 앵커 ▶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법조팀 양소연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 서현권 강재훈
영상편집 : 김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