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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수
"창밖에 시뻘건 불길"‥식목일 전야 뜬눈 지샌 주민들
입력 | 2022-04-05 20:41 수정 | 2022-04-0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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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식목일을 하루 앞둔 어제도 산불 소식이 있었죠.
경기 하남시 남한 산성 근처의 야산에서 불이 났는데요.
가장 가까운 아파트 단지까지 거리가 불과 2백 미터밖에 되지 않아서,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지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새까만 어둠 속에 붉은 화염이 띠를 만들며 타오릅니다.
어제 오후 7시 반쯤 경기 하남시 남한산성 인근 청량산에서 불이 났습니다.
[인근 주민]
″(창 밖이) 빨간 거예요. 저기가 빨갈 수가 없거든요 밤이니까. 이상하게 빨갛길래 봤더니 불이 난 거죠.″
가장 가까운 아파트 단지까지 직선거리가 2백 미터밖에 안 돼 한때 비상이 걸렸습니다.
소방차 수십 대로 산자락을 에워싼 소방당국은 3백여 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습니다.
[임성균/하남소방서 현장대응단장]
″산세가 지금 경사가 심하고 그래서 좀 진압하는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하남시청도 5백여 명의 직원들을 동원해 진화에 참여했고, 일부 주민들은 직접 갈퀴 같은 장비를 들고 잔불 정리를 도왔습니다.
[김희동/인근 주민]
″우리 북위례 주민들이 다 지금 뛰어나왔어요… 저희들이 다 이용하는 산이기 때문에.″
다행히 바람이 약했고, 주민들이 밀집한 지역과 반대 방향으로 불어 4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혔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잠들 수 없었습니다.
[인근 주민]
″거실에도 냄새가 가득 찼더라고요. 그래서 공기청정기를 틀어놓고 그래도 목이 좀 아픈 것 같아서 마스크를 하고…″
날이 밝은 뒤 현장에 다시 가봤습니다.
화재가 난 청량산입니다.
매캐한 냄새가 가득한데요. 아직 곳곳에선 이렇게 잔불이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불로 타버린 산림 면적은 축구장 11개 크기인 8만여 제곱미터.
산불 진화대원들은 낙엽과 돌더미 밑에 숨은 불씨까지 찾아 정리했습니다.
[산불 진화대원]
″잔불 정리를 위해서요, 지금 호스 연결 중입니다.″
산림청과 경찰 등의 1차 합동 감식에선 등산로 입구에서 야산 방향, 약 150m 지점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국은 인적이 뜸한 야간에 불이 난 만큼 방화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민경태 / 영상제공: 최우호 노의섭 서범석 양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