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진선

단원고 2학년 7반 동수의 방은 지금도‥

입력 | 2022-04-14 20:41   수정 | 2022-04-1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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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4월 16일, 이제 이틀 뒤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8년째가 되는 날이죠.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찾는 조사 활동도 이제 두 달 뒤면 끝이 나지만, 여전히 진상 규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고,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 그리고 아이들을 향한 그리움과 미안한 마음은 여전히 계속 되고 있습니다.

로봇 공학자를 꿈꾸던 단원고등학교 2학년 7반 정 동수 군의 부모님을 김진선 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활짝 열려있는 방문 안으로 가지런히 정리된 침대가 보입니다.

지난 2014년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2학년 7반 정동수 군의 방입니다.

정 군이 들고갔던 가방은 엄마가 챙겨준 그대로 돌아왔습니다.

몇 번을 빨아내도 지울 수 없었던 ′팽목항 냄새′는 8년 동안 엄마를 울렸습니다.

[김도현 / 고 정동수군 어머니]
″그 소독약 냄새, 바다 냄새… 도저히 미치겠더라고요. 미쳐버리겠더라고요. 그 감정이… 팽목항 그때 당시 느낌도 나고…″

정 군의 꿈은 로봇공학자였습니다.

함께 로봇을 만들던 같은 동아리 친구 7명은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왜 사고가 났는지 명확한 이유도 모른 채 아들을 보낼 수 없었던 부모는 정 군의 방을 치우는 대신 긴 싸움을 이어왔습니다.

특별법 제정을 위해 전국을 누볐고, 침몰 원인을 밝힐 수만 있다면 지구 반대편 네덜란드까지도 달려가 사고 순간을 수백 번 재연하는 고통과도 마주했습니다.

[정성욱 / 고 정동수군 아버지]
″지금도 저는 아이를 못 보내고 있거든요. 이유를 모르니까 못 보내는 거예요. 다만 왜 그랬는지는 알고 보내고 싶은 거예요.″

부모는 고통 속에서도 참사를 알리는 연극 무대에 오르고 시민들을 만납니다.

덩치는 크지만 순하기만 했던 아들이 자신의 방에 돌아올 수는 없지만, 진실을 밝히는 것이 동수가 아꼈던 동생을, 그리고 또 다른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MBC 뉴스 김진선입니다.

영상취재 민정섭 (목포) . 홍경석 (목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