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윤수한

8번째 봄‥갈 곳 잃은 '세월호 기억 공간'들

입력 | 2022-04-15 20:24   수정 | 2022-04-1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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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서,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해서 전국 각지에 세월호 기억 공간들이 마련이 됐었는데요.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이 기억 공간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고 합니다.

윤수한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시의회 앞에 조성된, ′기억과 빛′이라는 이름의 작은 건물.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한 ′기억공간′입니다.

기억공간을 만들기 위한 모금에 참여한 이들의 이름이 노란 리본에 적혀 있습니다.

내부엔 희생자들의 사진과 세월호 모형이 있고, 과거 삼풍백화점 사고처럼 수백 명의 생명을 앗아갔던 참사들이 기록돼 있습니다.

[장동원/4.16 가족협의회 총괄팀장]
″더 이상 이런 참사가 안 나기 위해선 정말 안전한 나라가 돼야 되겠다, 기억과 약속들은 처음에 그 마음대로 좀 지켜야 된다라는 (마음으로)…″

세월호 천막 농성부터 기억공간까지, 노란색 리본은 7년간 광화문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광화문 광장 재배치 공사 때문에 ′기억공간′은 지난해 광화문을 떠나 서울시의회 앞마당에 임시로 자리 잡았습니다.

시의회가 허락한 기간은 오는 6월 30일까지.

이후의 정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일단 기억공간을 광화문에 다시 설치하는 것에는 단호히 선을 그었습니다.

[오세훈/서울시장]
″추억하는 공간이 꼭 광화문 광장에 있어야 되느냐에 대해서는 저는 생각을 달리합니다. 새롭게 구성된 시의회에서 보다 심도 있게 논의를 거쳐서…″

광화문 복귀 불가는 물론, 현 위치를 유지할지도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민지원/방문객]
″(기억 공간이) 없어진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잊을 것 같아요.″

참사 초기부터 있어왔던 진도 팽목항 기억관도 철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도군이 새 여객터미널을 지어야 한다며 근처에 들어서는 새로운 추모 공간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한 겁니다.

하지만 세월호 가족들은 팽목항이 참사의 상징적 장소인 만큼 보존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세월호피해지원법에 따라 안산에 건립될 4.16 생명 안전 공원은 오는 9월에야 첫 삽을 뜹니다.

MBC 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취재: 이종혁 남현택 / 영상편집: 조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