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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휘
모스크바에서 온 재니아는 왜 '블랙리스트'가 되었나?
입력 | 2022-04-21 20:43 수정 | 2022-04-2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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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러시아에는 푸틴을 반대하고 전쟁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가해서 이른바 ′블랙리스트′로 찍힌 사람들이 있는데요.
모스크바에서 더 이상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자, 폴란드로 도망쳐 나온 24살 대학생의 사연을 현지에서 김건휘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폴란드 바르샤바 외곽의 낡은 건물.
사무실 안에는 흰색 파랑색 붉은 색의 러시아 국기가, 붉은 색이 빠진 채로 걸려있습니다.
전쟁과 피를 반대한다는 상징입니다.
24살 러시아인 재니아는 모스크바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재니아]
″저와 제 남동생은 푸틴에 반대하는 조직에서 일을 했어요‥″
반전 집회에 참여했는데 집에 수사기관이 들이닥쳤습니다.
[재니아]
″수사당국이 나와서 수색을 했어요. 그들이 가져온 종이엔 온통 제 이름이 적혀 있었고요. 저는‥개입돼버린 거죠.″
[재니아]
″그때의 느낌이 기억나요‥너무 공포스러웠어요.″
모스크바에서는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었고 폴란드로 넘어와 정치적 망명자를 도와주는 이 단체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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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야권지도자이자 푸틴의 정적인 나발니를 돕던 마리아도 경찰에 12일간 구금됐다가, 러시아에서 도망쳐나왔습니다.
[마리아]
″우리는 전쟁을 전쟁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그런 단어 하나가 바로 감옥과 법원으로 이어집니다.″
전쟁 후 한 달간 이 곳을 찾아온 러시아인 망명자만 백명이 넘습니다.
[아나스타샤/망명자 지원단체 ′WOT′ 관계자]
″그저 전쟁을 응원하는 문서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음악가, 예술가, 대학 강사, 기자들이 해고당하고 기소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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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반대했다는 이유로‥디자인학도였던 재니아의 꿈은 깨졌습니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대학원에 진학해서 러시아의 도시를 발전시키고 싶었어요.″
″<지금은 어떤 계획을‥?> 계획은 없고요, 그저 여기서 안정적인 신분을 얻고 싶은 게 다예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 이성재, 위동원/영상편집 : 배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