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세영

집단구타에 성추행·식고문에도‥피해자는 "감사하다"

입력 | 2022-04-25 20:31   수정 | 2022-04-2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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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해병대 최전방 부대에서 선임 병장과 상병 등이 막내 병사를 집단 폭행하고 성추행까지 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김세영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해병대 최전방 연평부대에 전입한 19살 김 모 일병.

부대에 온 지 열흘 남짓 지났을 무렵, 선임병들의 괴롭힘이 시작됐습니다.

생활관에서 함께 지내는 세 명의 선임병들이 ′심심하다′면서 수시로 뒤통수나 뺨을 때렸다는 겁니다.

김 일병에게 SNS 메시지를 보내 ″내일은 다른 부위″ ″어김없이 맞아야겠다″고 위협하고, 다른 부대원에게까지 ″후임병을 샌드백으로 사용하겠다″며 공공연히 폭행 사실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김 일병의 옷을 벗기고 빨래집게로 신체를 꼬집는가 하면, 민감한 피부의 털을 강제로 밀어버리는 등 엽기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임태훈 / 군인권센터 소장]
″(피해자는) 선임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어 ′알겠습니다′라며 직접 바지를 벗어‥ 이후 담배를 피우러 온 선임들도 피해자 주위로 모여들었고‥″

여기에 손으로 비빈 음식을 강제로 먹이는 이른바 ′식고문′까지 이어졌지만 김 일병은 ″감사하다″고 말해야 했습니다.

이 같은 가혹행위가 드러났지만, 가해 병사 모두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불구속 수사를 받았습니다.

[김정환 / 변호사]
″구속 수사를 하지 않으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결론적으로는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있다는 문제점이 발생을 하고‥″

김 일병은 정신과 진료에서 우울감과 극단적 선택 위험이 높게 나오는 등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병대는 ″가해자들이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고, 불구속 수사 후 기소의견으로 군 검찰에 송치했다″며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병영문화를 혁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 강재훈
영상편집: 김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