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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방송되자 또 잠적한 피싱 조직‥구직자들 '위험'

입력 | 2022-04-26 20:28   수정 | 2022-04-2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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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손하늘 기자입니다.

법률사무소를 사칭해 현금 수거책을 모집한 보이스피싱 조직.

경찰에 적발되고 저희 MBC 보도도 유튜브 조회수만 5백만 회를 넘기는 등 화제가 되자, 법무법인 이름을 바꾸고 더 정교한 수법으로 피해자를 모으는 모습 어제 추적해 보여드렸죠.

보도 직후 이들에게 또 변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다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특정 법률사무소를 사칭했다가 적발되자 ′법무법인 A′로 이름을 바꾸고 홈페이지를 새로 만든 보이스피싱 조직.

실존하는 대형 로펌의 홈페이지 디자인과 변호사 사진까지 몰래 가져와 멀쩡한 법률사무소 행세를 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
″(혹시 여기가 OO인가요?) 네, 네. 저희가 지금 곧 퇴근시간이라. 내일 담당 변호사님 통해서 전화 드려도 될까요?″

이같은 사실이 ′바로간다′ 보도로 알려지자 이들은 하루 만에 또 자취를 감췄습니다.

어제만 해도 접속되던 가짜 홈페이지는 ′연결할 수 없다′는 메시지만 뜹니다.

다른 프로그램으로 IP 경로를 추적해 봤습니다.

[손하늘]
″대상 시스템 이름을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어서, 아예 IP를 끊어놨네요.″

이들이 쓴 SNS 계정 역시 폐쇄됐습니다.

대표전화로 올려둔 ′070′ 번호도 연락 두절, 이들이 쓰던 010 휴대전화 번호는 착신 정지 상태였습니다.

″지금 거신 전화는 당분간 수신이 정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이 증거를 없애기 직전 가짜 홈페이지 정보 등을 채증 했고, 자료를 분석해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현금 수거책 모집에 열을 올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금융기관마다 현금지급기나 인터넷뱅킹에 피싱 사기를 경고하고 이체 한도도 묶자, 직접 현금을 취해야 할 일이 많아진 겁니다.

주로 열악한 상황의 구직자들을 노려, 법률사무소는 물론 카지노 대행사 등 기상천외한 회사들을 사칭해 접근하고 있습니다.

[정 모 씨 / 화물차 기사]
″카지노에서 빚지신 분들이 차를 맡기고 돈을 빌려주는 회사라면서, (멀리) 빚을 받으러 다니기 힘드니까 수거를 해 주면 10만 원씩 주겠다‥″

하지만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해 의심 없이 응했다간, 전과자 신세가 될 수 있습니다.

[정 모 씨 / 화물차 기사]
″인상착의 얘기해주면서 그분한테 가서 돈을 받으면 된다‥ 받으려 하는데 잠복해있던 형사 두 분이 저를 붙잡아서, 저는 영문도 몰라서‥″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붙잡힌 보이스피싱 피의자 가운데, 2-30대 청년 구직자들이 63%에 달합니다.

[나종혁 / 변호사]
″특별한 일이 아닌데도 고액의 시급을 보장하거나 하는 일이라고는 돈을 수거해서 전달하는 것뿐이라면 의심해야 합니다.″

또 다른 피해는 개인정보 도용 위험입니다.

취직 과정인 줄 알고 보낸 개인정보가 피싱 조직의 법률사무소 사칭 과정에 악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조 모 씨/ 보이스피싱 신고자]
″SNS로 (주민등록)등본이랑 신분증 사진이랑 이런 걸 다 보내줬어요, 이력서랑 해서‥″

수사팀 관계자는 ″이번 피싱 조직이 활용한 휴대전화와 SNS 명의자를 다 확인했는데, 범행에 가담하지 않은 인물이었다″며 ″명의가 도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 기자 ▶

문제의 조직은 또다시 새로운 법률사무소로 이름을 바꾸거나, 아예 다른 분야에서 사칭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계속 추적하겠습니다.

바로간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이종혁 이지호
영상편집: 류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