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현지

새벽 2시에 모든 여성이 안전하지는 않다‥삼성 "광고 내리겠다"

입력 | 2022-04-29 20:25   수정 | 2022-04-2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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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새벽 2시에 도심을 달리는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삼성의 광고 영상인데요.

영국을 비롯한 유럽 나라들에서 이 광고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삼성이 사과를 하고 영상을 유튜브에서 내리겠다고까지 했는데, 대체 뭐가 문제였기 때문일까요?

김현지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시계탑이 새벽 2시를 알리고, 여성이 일어나 이어폰을 귀에 끼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텅 빈 버스가 지나가고. 컴컴한 도심은 안개가 짙게 깔려있습니다.

함께 날아오른 올빼미가 이 여성을 공중에서 동행합니다.

″난 달라… 난 내가 원하는 시간에 달릴 거야″

경비를 서는 남자와 인사도 하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과도 만납니다.

이 광고영상은 조회수가 천오백만 회를 넘겼고 댓글이 6백 개 이상 달렸습니다.

그런데 비판적인 반응이 백개가 넘게 쏟아져나왔습니다.

광고를 보는 내내 긴장했다. 분명 남자가 만든 광고일 거다. ′나를 성폭행해줘′라고 써있는 것 같았다. 내 딸한테는 절대 저렇게 시키지 않겠다…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광고였는데 당장 영국 매체들이 대거 들고 일어났습니다.

BBC는 ″비현실적이다″. 가디언은 ″둔감하다″. 텔레그래프는 ″여성 안전에 무신경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3월 한밤중에, 경찰관 남성과 대화를 하던 여성이 납치된 뒤 성폭행당하고 살해됐습니다.

9월엔 저녁에 친구를 만나러 나간 여성이 실종됐다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삼성은 ″자유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었다며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미 영국에선 이 영상을 내렸고 다른 나라에서도 순차적으로 이 광고영상을 내릴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자유라는 메시지보다 더 절실한 건 안전이다′

이번 광고 논란은, 새벽 2시에 여성의 안전은, 아직 모든 여성이 누릴 수 있을 만큼 보편적이지 않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MBC 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이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