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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바로간다] 100미터 줄 서고 '아슬아슬' 입석‥고유가 시대 광역버스
입력 | 2022-08-01 20:29 수정 | 2022-08-0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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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김세영 기자입니다.
수도권 시민들의 본격적인 출근이 시작된 아침 7시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서울로 향하는 광역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벌써 길게 늘어섰는데요.
자주 오지도 않고, 겨우 타도 만원버스다 보니 출퇴근길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얼마나 심각한지, 바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주 금요일 아침, 출근길 시민 수십 명이 줄을 서 있는 성남시의 버스정류장.
광역버스가 도착했는데 빈자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올라탑니다.
[손은애/직장인]
″서서 가는 경우가 많고요. 거의 10명 넘게는 서서 가는 것 같아요.″
출근길 1시간 정도를 지켜본 결과 버스에 서서 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어떤지 직접 타보겠습니다.
역시 빈자리 없이 도착한 서울 강남역행 버스.
″<큰일났네> 못 탈 것 같은데… <뒤로 타 봐, 뒤로.>″
′빈자리 0′이라는 표시가 서 있을 곳조차 없다는 뜻처럼 보입니다.
뒷문을 이용해 가까스로 올라탔습니다.
″탈 수 있어. 탈 수 있어.″
발 디딜 틈이 없는 버스 안, 단말기에 카드 찍기도 어렵습니다.
″(카드를) 찍을 수가 없네.″
승객만 고통스러운 게 아닙니다.
[버스 기사]
″출발을 못해요! 계단에서 올라오세요!″
어렵게나마 버스를 탔는데요.
탔지만 여기 사람들이 워낙 가득 차 있어서 서있기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입석 승객이 30명을 넘어 보이는데도 평소보다는 낫다는 한 승객.
[한미정/직장인]
″<진짜 사람이 많네요.> 오늘 적은 것 같은데‥″
더 심한 날에는 서서 가다 넘어져 다친 적도 있다고 합니다.
[한미정/직장인]
″<진짜 위험하겠네요.> 많이 위험하죠. 저는 버스에서 2번 다쳤어요. 급브레이크 밟아서 골절됐어요, 넘어져서.″
정거장에 설 때마다 밀리고 치이고, 저도 모르게 신음이 나왔습니다.
성남시를 벗어나자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버스.
그런데 안전띠를 맬 수 없는 입석 승객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리면 불법입니다.
저는 30분 가까이 버스를 타고 강남역에 내렸는데요.
오는 내내 자리에는 앉을 수 없었습니다.
[백찬국/경진여객 운수지회 사무장]
″혹시라도 사고나면 서 있던 분들은 진짜 수습이 안 될 정도로, 얼마나 다치실 지 감히 상상도 안 될 정도로 그런 긴장감 속에서‥″
법대로 좌석 승객만 태우면 어떻게 될까.
퇴근이 시작된 오후 6시, 서울 사당역.
35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서 순식간에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만들어집니다.
다음 버스를 타려면 줄을 서야 하는데요.
정류장으로부터 약 100미터 가까이를 걸어야 줄의 맨끝에 설 수 있습니다.
수원, 화성, 과천 등 경기도 각지로 향하는 시민들이 모여들자, 인도 전체가 사람들로 꽉 찹니다.
맨끝에 섰더니 버스가 오는지도 잘 안 보입니다
지금 20분 정도 기다리면서 버스 2대를 보냈는데요.
다음 차는 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좌석 승객만 태우고 떠나면 그만큼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나는 겁니다.
한 시간 이상의 기다림도 일상일 정도입니다.
[박현화/직장인]
″제일 심했을 때는 골목 꺾어서까지 섰었거든요. 그때는 진짜 그냥 아예 9시 넘어서 집에 가자는 생각으로 카페에 들어가 있거나‥″
올해 2분기 수도권 광역버스 이용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서울이 14.4%, 경기도는 23.7% 증가했습니다.
거리두기 해제로 이용량이 많아진데다 무엇보다 기름값 부담 때문에 대중교통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겁니다.
[박현화/직장인]
″원래는 저도 대중교통 말고 자가용도 이용했었는데 지금은 (기름값이) 부담이 돼서 이용을 할 수가 없더라고요.″
하지만 코로나 사태 후 노선에 따라 많게는 운행량이 20% 가량 줄어들어, 배차 간격은 오히려 더 늘어난 상황입니다.
버스도 기사도 더 늘리는 게 해법인데 증차 문제는 도심 혼잡을 우려하는 서울시의 반대에 막혀 있고, 다른 업종으로 빠져나간 기사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경기도 버스노조는 서울시와 비슷한 준공영제를 요구하며 다음달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서, 특단의 교통대란 해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바로간다, 김세영입니다.
영상취재·편집: 위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