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윤수

통신사 전파에 스크린도어 고장‥승강장 5G 전면 중단

입력 | 2022-09-23 20:21   수정 | 2022-09-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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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코레일이 운영하는 수도권 지하철역에서 승강장 안전문, 스크린도어가 자꾸 고장을 일으키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인명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왜 이러는지 이유를 알아봤더니 통신사들의 5G 중계기에서 나오는 전파가 너무 강해서 안전문 작동에 영향을 주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코레일은 일단 2백 곳이 넘는 지하철역에 5G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는 것으로 급한 불을 껐지만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보다 확실한 해법이 나와야 할 걸로 보입니다.

박윤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해 3월 서울 중랑구 망우역.

승객들이 열차에서 내리고 열차가 떠납니다.

그런데 30초쯤 뒤 승객 한 명이 열차 선로 쪽에서 나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죽을뻔했네요. 와…″

스크린도어, 그러니까 안전문이 열리지 않자 안전문과 열차 틈에서 열차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다른 문으로 탈출한 겁니다.

자칫 인명사고로 연결될 뻔했습니다.

안전문이 왜 안 열렸는지 조사해 보니 승강장에 설치된 5G 중계기 안테나가 문제였습니다.

[김석근/한국철도공사 건축시설처 파트장]
″(5G 서비스) 이용객이 늘어나면 전파 출력이 세지면서 저희의 승강장 안전문의 장애물 센서를 무력화시키는 그런 현상이 발생을 했고…″

코레일이 관리하는 수도권 역사들은 안전문을 여닫는 장애물 감지 센서가 문 위쪽에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근처에 있는 5G 중계기 안테나에서 나오는 전파가 안전문 센서 작동을 방해하는 겁니다.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게 이동통신사들의 5G 중계기 안테나입니다.

코레일이 관리하는 수도권 지상역 203곳의 승강장에만 이런 안테나가 2천여 개 이상 설치돼 있습니다.

코레일의 자체 시험 영상을 봐도 5G 중계기 전원을 차단했을 땐, 안전문이 정상 작동됩니다.

그런데 전원을 켜자 센서가 장애물을 인식하지 못해 그대로 팔이 문틈에 끼어버립니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수도권 38개 역을 표본 조사했더니, 80%에 육박하는 30개 역에서 중계기로 인한 장애가 파악됐습니다.

코레일은 결국 올해 1월부터 승강장의 5G 중계기를 모두 꺼달라고 통신사에 통보했고, 200곳이 넘는 역사의 5G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안전문 오류를 막을 해법은 찾지 못했습니다.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며 중계기 출력을 낮추라는 코레일 요구에, 통신사는 5G 서비스 품질을 이유로 난색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
″완전히 (출력을) 내리면 서비스에 약간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그리고 역사마다 그게(상황이) 다 달라서 하나하나 맞추기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결국, 코레일과 통신사에만 맡길 게 아니라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영주/국회 부의장]
″국민의 안전, 그리고 생명까지도 연결되는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정부, 특히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사와 함께 하루빨리 대책 마련을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재 코레일, 이동통신사와 함께 안전문 오작동 문제 해결 방안을 찾는 중″이라며,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박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이성재 / 영상편집: 문철학 / 3D 그래픽: 이승연 유승호